천안함 경제역풍 최소화..전방위 대응
2010-05-24 11:15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정부는 24일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사태 대국민 담화 발표와 관련, 경제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전방위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이날 담화에서 남북교역.교류 중단 등 어느 때보다 강한 메시지를 전달함에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돼 단기적으로 불안심리가 고조되고 국내금융시장에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는 과거 유사사례에 비춰 이번 위기도 제한적.일시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남유럽 재정위기와 맞물려 경제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상황만 놓고 볼 때 경제정책의 기조를 전환할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보고 있지만 필요할 경우 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유동성 공급, 상반기 종료예정인 각종 비상조치의 재연장 가능성도 조금씩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일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후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금융위 등으로 구성된 합동대책반을 꾸려 일일 상황점검체계를 구축했다. 금융위.금융감독원, 한국은행도 별도로 상황 점검과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등 총력체제를 갖췄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천안함과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섞여 있는 것 같다"며 "아직까지는 당분간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종래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유럽 재정위기 이후 국제금융시장이 취약한 상황에서 천안함 사태의 전개양상에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면밀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컨틴전시 계획을 면밀히 재점검해 상황별 시나리오에 따라 필요한 대책을 시행, 금융시장의 안정은 물론 실물시장으로의 전이를 막겠다는 복안이다.
일각에서는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해외 투자자들의 달러 인출이 가속화될 경우 은행 대외채무에 대한 지급보증 부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은행자본확충펀드,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공개시장 조작 등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확충하는 방안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유동성 부족 등 상황이 발생하면 공개시장 조작 등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자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유럽발 재정위기에다 천안함 사태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출구전략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출구전략의 핵심인 기준금리 인상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금리 인상론에 힘이 실렸지만 유로존 재정위기, 천안함 사태와 같은 외부 변수가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반론이 점점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취했던 비상조치도 상황에 따라 재연장될 가능성에도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두고 있는 분위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세를 보이면서 대부분의 비상조치는 정상화된 상황으로, 현재 중소기업 신속지원 프로그램(패스트트랙), 총액한도대출 한도 확대 등이 남아있는 상태다.
정부는 패스트트랙을 6월말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고, 한국은행도 6조5천억원에서 10조원으로 늘렸던 총액한도대출도 하반기부터 축소할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상반기로 연장된 비상조치는 원칙대로 종료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다만 원칙적으로 종료한다는 의미이며, 상황이 어떤지 일단 점검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아직 논의는 되지 않았지만 필요할 경우 총액한도 대출 한도 등도 논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오늘 시장상황을 볼 때 금융시장이 담화문 발표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본다"며 "다양한 상황에 맞는 대책을 수립해놓은 상태로, 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jong@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