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삼성전자 '넓은 사업범위'...약인가 독인가
2010-05-23 17:50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삼성전자의 전자부품을 구매하는 고객사가 완성제품 분야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적이 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간혹 경영에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삼성전자를 부품(DS) 부문과 완성제품(DMC) 부문으로 이원화한 것은 이를 고려한 선택입니다.”
지난해 초 조직개편 당시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DS·DMC 양 부문으로 조직을 나눈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1년만에 다시 백지화됐다. 하지만 이같은 조직의 잦은 변화는 삼성전자의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LCD 등 부품부터 TV·휴대폰·백색가전·PC 등 완성제품에 이르기 까지 전자산업 대부분을 다루는 세계 유일의 종합전자기업이다.
하지만 이러한 광범위한 사업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애플 아이폰은 삼성의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광범위한 사업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애플 아이폰은 삼성의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을 사용한다.
과거 애플 아이팟이 세계 1위 MP3플레이어로 자리잡은 것은 삼성전자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반도체를 공급해 애플이 경쟁사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다시 말하면 자사 MP3 플레이어 ‘옙’이 더욱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원인을 삼성 스스로 제공한 셈이다.
특히 애플은 MP3 시장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휴대폰과 태블릿PC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이는 모두 삼성전자가 역점을 두고 있는 제품과 중복된다.
특히 애플은 MP3 시장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휴대폰과 태블릿PC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이는 모두 삼성전자가 역점을 두고 있는 제품과 중복된다.
24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과 회동을 한다. 이번 회동에서 스트링거 회장은 LCD 패널 공급 확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소니는 TV 사업에서 수년간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최근 LCD패널 품귀현상으로 TV 제조사들은 패널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TV 사업만 놓고 보면 삼성은 소니의 이같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 반면 삼성전자 부품부문은 주요 고객인 소니의 요청을 뿌리치기 어렵다.
이처럼 사업부 별로 나뉘는 이해관계 때문에 조직 별로 상반된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사업부 간의 불필요한 갈등과 경쟁이 빚어지기도 한다.
반면 전자제품 수직계열화는 삼성전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가장 큰 비결이다. 부품과 완성제품 부문의 협력은 발 빠른 제품 개발을 가능케 한다. 원활한 부품 수급도 삼성만의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LCD 등 핵심 부품과 대부분의 완성제품을 다루는 넓은 사업범위는 삼성전자의 경쟁력이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 제약이 되기도 한다”며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고객사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해법 마련을 위해 삼성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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