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위기로 증권가 눈높이도 낮아져
2010-05-19 17:42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코스피가 유럽발 악재에 두달 만에 1630선까지 밀리면서 증권가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 나흘째 4조원 넘는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만큼 보수적인 시각에서 장세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16포인트(0.80%) 내린 1630.08에 장을 마쳐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630선까지 하락한 것은 지난 3월5일 이후 처음이다.
밤 사이 해외 증시는 유럽 불안감으로 또 급락했다.
독일 정부의 공매도 금지안 발표에 유럽 국가들의 재정상태에 대한 우려가 재차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이날 미국 다우지수는 1.08% 하락했고, 홍콩 증시가 1% 이상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약세를 기록했다.
환율도 요동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5원 급등한 1165.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 회복에 중요한 유로화 반등이 나타나지 않은데다 해외 증시도 하락해 외국인 매도 공세가 이어져 국내 증시가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팔아치운 금액이 벌써 4조2000억원에 달한다"며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의 출구전략 압력 강화에 의한 금리차 확대 가능성 때문에 외국인의 기조적인 매수세는 바뀌지 않겠지만 당분간 보수적 시각에서 대응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유럽발 위기에 대한 지원대책들이 확정되면서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축소됐음에도 외국인 매도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때문에 지금 당장 외국인 매수를 기대하기보다는 현재 움직임에 빠르게 대응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은 언제든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와 유럽계 자금의 이탈 우려가 상존해 단기간에 적극적 순매수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악재에 따른 심리적 위축이 완화된다면 한국 경제 펀더멘털이 지니는 매력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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