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결과 발표] 北 소행 결론..제재 국제공조 '잰걸음'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천안함이 북한 어뢰의 공격에 의해 침몰한 것으로 결론 내려지면서 정부가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일찌감치 각 관계부처의 움직임은 분주해진 상태다. 국제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행보도 이어졌다.
다만 국민 모두가 신뢰할 만한 수준의 명확한 증거제시가 동반되지 않는 이상 정부의 조치는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데 그칠 것이란 지적이다.
19일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건 조사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는 천안함 발표로 인해 상당한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긴장감에 휩싸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천안함 침몰원인 조사에 나선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20일 발표한다고 19일 밝혔다. 같은 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천안함이 어뢰 폭발로 침몰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합조단이 진행한 조사 결과 원인이 분명해졌다는 데 동의했다.
합조단은 조사·분석을 통해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사실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자료와 함께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초부터 우리나라 전문가를 비롯한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캐나다 전문가들이 침몰 원인 조사 작업을 이어온 데 따른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청와대는 이달 말 발표할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 17일 박형준 정무수석과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등이 회동을 갖고 담화문 작성에 대해 논의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이어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등 한반도 주변국 정상들과도 전화통화를 갖고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정부는 영국과 프랑스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을 비롯한 30여개 국가에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을 실시하고 있다. 19일 오전, 오후에 걸쳐 이들 국가에 대한 사전 설명을 완료한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통일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역을 제외한 남측 직원을 북측으로부터 모두 철수토록 조치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보건복지부와 지식경제부 등 10개 유관부처에 대북사업 집행 보류 공문을 보내는 등 대북 제재를 취한 상태다.
또한 정부는 오는 26일 미국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천안함 조사결과에 따른 대응조치를 집중 협의할 방침이다.
특히 회담에서 양국은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방안과 북한에 대한 추가적 제재조치를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 또한 주목된다.
하지만 정부가 천안함 침몰 원인을 북한 공격으로 확정 짓고 이 같은 대응에 나선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히 짙다. 국민의 이해를 도울 만한 증거가 제시된 뒤여도 늦지 않다는 것.
이번 결과 발표로 현 정부 이래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에 기름을 부어 한반도 전 정세에 안보리스크를 안겨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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