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몽환적·서정적 작품 세계로의 초대"

2010-05-19 15:22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잔잔한 호수의 수면은 숲 그리고 하늘과 서로 맞닿는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면서 뚜렷한 형체는 사라진다. 습한 기운을 가득 머금고 있는 풍경. 그 풍경은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를 것만 같다.

오는 25일까지 빛 갤러리에서 열리는 김동철展은 현실의 풍경위에 잠재된 이상향을 보여준다.

특히 김동철 작가는 근작에서 경복궁 내 향원정을 그렸다. 향원정은 향기가 멀리 퍼져나가는 정자라는 뜻이다. 그 향기는 사람들이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어떤 관념이나 감각의 질감이다. 따라서 실제 풍경에 근거해 그렸지만 정작 작품은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상향에 대한 동경을 뿜어낸다.

   
 
김동철作 환희 Oil on Cavas 140×70cm, 2010

 이처럼 최근 화랑가에 이상적, 몽환적, 초현실적 작품들이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김동철 작가와 함께 합작을 시도한 반미령 작가의 전시도 눈에 띈다. 김동철의 그림이 자연을 모티브로 관념을 그려냈다면, 반미령의 그림은 상대적으로 관념이 그려낸 자연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결여의식과 결핍의식, 부재하는 세계에 대한 갈망 등을 닫힌 구조물과 열린자연으로 표현했다. 문의 02-720-2250

   
 
반미령作 신세계를 꿈꾸며 Acrylic on Canvas 140×40cm, 2010

현재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애영 작가의 '산, 봄이 오는 소리'展도 주목할만 하다. 

   
 
북한산, oil on canvas, 96.6×162.0cm, 1992-2000

산과 감(나무)와 같이 한정된 소재에 탐닉해온 그는 서정적이고 여운 짙은 풍경을 담아낸다. 그의 작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고즈넉한 고요함이 눈앞을 가득 채우면서 시간이 잠시 멈춘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어두운 산을 바라보면 자신의 실체와 만날 수 있다. 풍경으로서의 산이 아니라 절대적인 자기표현의 매개채다. 문의 02-737-7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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