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 몰아주기 조사 나섰다
1100여곳 자료 분석 중…적발땐 수백억 과징금도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들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에 나선다.
18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3월말에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하는 1100여개 기업들로부터 내부거래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내부거래와 관련해 자꾸 문제가 제기돼 대기업들의 내부거래 실태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조사를 하게 됐다”며 “대기업들을 벌주기 위해 조사에 착수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 관계자는 “아직까지 부당 내부거래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분석이 끝나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언제 조사결과를 발표할지는 아직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의 주요 대상은 대기업들의 ‘계열사에 물량 몰아주기’ 실태이다.
이렇게 공정위가 대기업들의 내부거래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경우에 따라선 대기업들에 수백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되는 등 큰 파장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공정위는 지난 2007년 9월 5일 ‘현대자동차’ 기업집단에 소속돼 있는 현대자동차(주), 기아자동차(주), 현대모비스(주), 글로비스(주) 및 현대제철(주)이 계열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63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이번 조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의하면 대규모기업집단은 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말하는데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하는 계열사들 간에는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이 금지된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3일부터 5000개의 원사업자를 대상으로 2010년도 하도급 거래 서면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의 범위는 지난해 하반기(7월 1일-12월 31일)에 이뤄진 하도급 거래이고 △부당감액 △부당한 하도급 대금 결정 △지연이자 및 어음할인료 지급 여부 △현금성 결제비율 △어음결제비율 및 기간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실태 등에 대해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5000개의 원사업자는 건설업체의 경우 시공능력평가 순위 200개 업체, 제조업체의 경우 직전사업연도 매출액 190억 원 이상, 용역업체의 경우 직전사업연도 매출액 730억원 이상인 업체를 대상으로 선정했고 조사 기간은 5월 3일부터 5월 25일까지이다.
원사업자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오는 7월 중에는 총 9만5000개의 수급사업자를 대상으로 서면실태조사가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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