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일자리 空約' 남발

2010-05-19 08:49

오세훈 100만개 창출…재원마련 방안 없어
한명숙 중증장애인 돌봄 서비스 등 표절 의혹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6∙2 지방선거에서 일자리문제는 주된 정책 이슈다. 지난 4월 취업자는 2392만4000명으로 경제위기 직전인 2008년 4월 수준(2371만1000명)을 웃돌았다. 전년동월에 비해 40만1000명 늘면서 56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그러나 고용회복이 본격화됐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청년실업률이 8.6%로 여전히 높고, 취업포기자를 포함한 사실상의 실업자 수가 지난해 12월 400만 명을 넘어선 이후 올 4월 말 현재 410만4000명으로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같이 고용개선 효과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어서 일자리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서울시장에 나선 한나라당 오 후보는 신고용정책을 통해 100만개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고용효과가 높은 △관광 △디자인 △디지털컨텐츠 △연구개발(R&D) △컨벤션 △금융 등 6대 신성장동력산업을 중점 발굴하면 18만3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창업형 일자리(2만7000개), 중소기업 일자리 기반 유지(17만9000개), 직업훈련 및 일자리 알선(31만7000개), 사회적 공공일자리(30만6000개) 창출 등도 병행하겠다는 게 오 후보의 일자리 비전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헛공약’ 논란이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고용목표로 25만명을 잡았다. 단기적으로 희망근로·청년인턴제·사회서비스 일자리 등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지원을 통해 취약계층의 고용안정을 지원하고 취업장려수당 지원, 고용증대세액공제 도입 등 내년 상반기까지 한시적으로 재정·세제를 지원키로 하면서다. 이는 오 시장이 잡은 연간 25만명 일자리 창출과 같은 수치다.

심지어 한나라당 원내 당직자는 “정부의 올해 고용목표등과 비교할 때 오 시장의 일자리 창출이 허황된 면이 있는 것은 맞다”며 “직업훈련을 통한 일자리 알선이나 공공일자리가 100만개 중 60만개를 차지하는 것 자체가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 한명숙 후보측 임종석 대변인은 “일자리 100만개(한 해 25만개) 공약은 터무니없는 '선거용 숫자놀음'”이라며 “오 후보가 재임하는 동안 오히려 일자리가 6만7000개 감소하였고, 실업률은 인천 다음으로 높았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일자리 부시장 직을 신설해 무상보육에 따른 보육교사(5000명), 중증장애인 돌봄 서비스(5000명), 작은도서관 프로그램 관리자(3000명) 등 연 10만개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상암, 용산 등 12곳에 일자리 창출 거점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공약에는 ‘표절’ 의혹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행정1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일자리창출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 후보 측은 “이미 시행이 되고 있는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해서 한 후보가 베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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