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불안감 고조…리보금리, 10개월래 최고치

2010-05-17 10:57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유럽발 금융위기로 글로벌 신용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7500억 유로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금융구제안의 실제적인 경제적 효과와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유럽은행간 신뢰도 수준이 추락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런던 은행간 금리를 의미하는 리보금리가 최근 수 주간 상승하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리보금리는 신용시장의 긴장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다.

리보금리의 상승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에 대한 재정지원안이 유럽을 휩쓴 재정위기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본의 중앙은행(BOJ)이 유로존 연쇄 부도 우려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였다. 지난 7일 BOJ는 유로화에서 달러로 갈아 타려는 투자자들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해 긴급유동성 자금을 투입했다.

리서치업체인 아이캡의 돈 스미스 이코노미스트는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던 2008년 당시 만큼 신용도가 추락한 것은 아니지만 리보금리 상승은 시장의 잠재적인 문제와 유럽시장의 신뢰도에 대한 긴장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커들은 3개월짜리 달러 라이보가 17일 시장이 문을 열면 0.46%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 14일 달러 라이보는 0.445%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초엔 0.30%를 밑돌았었다.

재정 상태가 좋지 못한 유로존의 일부 은행들은 벌써 돈 빌리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유럽 최대은행인 HSBC가 0.38% 최저 금리를 기록한 반면 웨스트LB는 금리 0.51%로 최대치를 나타냈다.

런던 금융시장보다 유동성이 높은 통화스와프 시장에서도 유럽지역의 재정에 대한 우려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유럽의 재정지원안이 발표된 지난주 통화스와프(CRS) 시장에서 달러의 인기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위기가 촉발되기 전 3개월간 60 베이시스 포인트(bps)를 기록하던 유로/달러 CRS금리는 금융규제안을 발표한 이후 지난 14일 94bps로 상승했다.

도이체방크의 제랄드 루카스 선임 투자 고문은 "은행들이 유로존 국가들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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