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아름다움을 담은 발레… 유니버설발레단 ‘심청’

2010-05-10 10:59

   
 
사진: 올해 탄생 24주년을 맞이해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다시 한 번 발돋움한 발레 '심청'이 24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른다.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세계가 인정한 최초의 한국 발레,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이 24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발레 심청은 2001년 뉴욕 링컨센터, 워싱턴 케네디센터, LA뮤직센터 등 최고의 극장에서 세계인과 감동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한 심청의 희생적 사랑, 한국의 독창적 무대와 전통스타일의 의상, 혼을 바쳐 춤추는 무용수들의 열연은 전 세계 발레 팬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후 10개국 40개 도시, 150여회의 공연을 통해 사랑받아 온 발레 심청이 올해 탄생 24주년을 맞이해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다시 한 번 발돋움했다.

심청은 처음부터 세계무대를 겨냥해 만들어졌다. 심청의 시작은 1984년, 바로 유니버설발레단의 창단 때부터이다. 부모를 위해 자식이 헌신하는 ‘효’ 사상은 동양 고유의 귀중한 정신이기에 수많은 우리 고전 중 심청이 유니버설발레단의 첫 창작품으로 선택됐다.

초연 안무가 안드레 델라스(Adrienne Dellas)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제1대 예술 감독이다. 작곡가 케빈 바버 피카드(Kevin Barber Pickard)는 한국을 사랑하고 잘 이해하고 있는 미국의 음악가이다. 이 둘은 한국 서민의 소박한 정서와 궁중의 기품 있고 우아한 전통을 클래식 발레로 표현하기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준비과정에서 그들은 한국적 특징을 서양의 발레와 조화시키고자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 결과 오늘의 심청이 탄생됐다.

‘백조의 호수’처럼 영원한 고전으로 남기 위한 심청의 고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04년 예술의전당에서의 공연 이후 6년 만에 올리는 이번 공연을 위해 문훈숙 단장과 유병헌 예술 감독은 심청 업그레이드 작업을 하고 있다.

매회 공연 때마다 ‘공연 전 해설’을 진행해왔던 문훈숙 단장이 이번에는 해설 대신 프롤로그에 카메오 출연을 한다. 심금을 울리는 잔잔한 카리스마로 발레 마니아들을 사로잡았던 문훈숙 단장은 1세대 심청으로서 확고부동한 존재이다. 이번 출연을 통해 24년의 역사를 간직한 심청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심청의 하이라이트는 1막 ‘인당수’와 2막 ‘용궁’장면에 디지털 영상을 오버랩해 보다 생동감 있고 환상적으로 연출한 수중 장면이다. 1986년의 심청이 아날로그 세대를 감동시켰다면 2010년 심청은 아날로그 세대는 물론 디지털 세대까지 포옹하고 있다.

의상도 업그레이드된다. 1막의 뱃사람들의 의상은 그물을 덧대어 더욱 리얼한 뱃사람의 이미지를 나타냈다. 선장 의상은 이국적이면서도 동양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 퓨전양식으로 바뀌었다. 용궁왕자, 궁녀와 대신들, 그리고 심청과 왕의 2인무 의상은 더욱 화려해졌다. 특히 장식 때문에 현대적인 느낌이 강했던 궁녀 의상은 장식 위에 한복 원단을 덧대어 은은하면서도 차분한 동양적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색과 장식, 원단, 소매선 등을 통해 전통적 한복 느낌을 살리면서도 춤추는데 불편하지 않게 디자인했다.

폭풍우 몰아치는 인당수 장면은 이번 공연에서 놓칠 수 없는 명장면이다. 뱃사람들의 날선 긴장감 속에 펼쳐 보이는 역동적인 남성군무, 심청이 인당수에 뛰어들기 위해 고공 낙하하는 장면, 이 밖에 용궁에서 펼쳐지는 심청과 용왕의 2인무, 바다요정들의 다양한 솔로춤들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3막의 로맨틱한 ‘달빛 2인무’는 한국의 발레리나라면 한 번쯤 춤추고 싶어 하는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심청 역은 유니버설발레단의 간판 무용수 황혜민과 강예나·안지은·강미선·한서혜, 선장 역은 이현준·진헌재, 용왕과 왕 역은 이승현·이현준·엄재용이 맡는다. 또 지난 3일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한 중국 선양 랴오닝발레단 출신의 정위 또한 선장과 용왕 역으로 출연한다. 입장료 1만~8만원. 문의 070-7124-1737.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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