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포커스] 당신의 회사는 당신 생각만큼 고객중심적입니까?

2010-05-07 13:25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과거 기업들의 최우선목표는 이윤창출이었다. 이후 1954년 피터 드러커는 ‘고객중심의 사고’가 미래지향적인 글로벌 기업의 필수조건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말대로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이익중심의 경영기반을 바탕으로, 고객의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즉, 기업의 목적은 이윤창출이지만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치창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고객을 만족시키지 않으면 회사의 생존 및 존립이 어려워진 만큼 소비자 중심으로 시장은 변화했다. 그에 비해 많은 경영자들은 자신의 회사 제품과 서비스가 앞으로도 계속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장의 반응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직원들은 문제를 숨기고, 시장은 변화하기 때문이다. 경영자가 제대로 회사 내부에 메스를 들이대 알아보지 않는다면 결국 경영자는 자신을 속이는 셈이 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매킨지쿼털리와 함께 세계 3대 경영 저널 중 하나인 MIT 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는 최신호에서 경영자들이 자신의 회사가 고객중심적인지 알아볼 수 있는 다섯 가지 질문을 제시했다.

질문①: 중간 관리자가 고객과의 약속을 정확하게 묘사할 수 있는가?

경영자들은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명확하면서도 적절한 메시지(고객과의 약속)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도리어 그것을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내부 소통만으로도 직원들에게 잘 전달될 것이라 착각한다.

조직 내 모든 이들이 회사가 고객들에게 무엇을 약속하고 있는지, 또 그것을 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약속이 너무 모호하거나 대다수 고객들에게 해당이 되지 않거나 내부적으로도 이해되지 않을 경우, 매상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선 조직이 고객과의 약속을 잘 알고 있는지 알아보아야 하며, 이를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중간 관리자에게 물어보는 방법이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비누·세제 제조업체인 프록터앤드갬블(P&G)의 세탁용 세제 ‘타이드’의 핵심 약속은 옷을 깨끗하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1946년에 시작한 이 광고는 타이드가 다른 어떤 제품보다 당신의 옷을 깨끗하게 해줄 것이란 내용이었다. 그 제안은 모호하지 않고 명확해 소비자들의 뇌리에 깊이 남았다.

질문②: 고위 간부들이 고객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나쁜 소식 세 가지를 댈 수 있는가?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켜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회사 내 소통 또한 중요하다. 왜냐하면 나쁜 소식은 고위층까지 올라가는 도중 걸러지기 때문에 고위 경영진들은 아래에서 전하려던 나쁜 소식들을 들을 수가 없다. 세계적인 유명 기업들도 매일 자신들의 약속을 전하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큰 개선을 이루어냈다. 구글, IBM, 애플, 테츠코, 질레트, 아마존 등의 기업들 또한 ‘고객 만족’이 오랜 기간 성공할 수 있었던 하나의 큰 기둥이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고객 불만족은 단순히 한 부서의 잘못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직간접적으로 사내의 여러 부서가 관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고재무관리자(CFO)가 문제나 개선의 기회가 있는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송장이나 채권 수심을 개선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목표는 불만족스러운 고객들의 목소리를 회사의 최고위층까지 전달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질문③: 당신의 회사는 고객들에게 최선의 선택인가? 그 확신이 다음달, 다음해에도 이어질 것인가?

경영진이 자사의 마케팅 스토리나 브랜드의 특색에 빠져들어 오만해 질 때 문제는 생겨난다. 그럴 땐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며 계속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발전·쇄신해야 한다.

앞서 예를 든 타이드를 다시 보자. 타이드가 처음 출시 됐을 때는 정말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문구 또한 명백하고 적절했다. “타이드는 가장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이후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아졌지만, P&G는 그에 만족하지 않았다. 리퀴드형 타이드, 표백용 타이드, 타이드 농축형, 타이드 2배 농축형 등 향후 몇 년 동안 혁신적인 새로운 제품들을 꾸준히 소개했다. 타이드는 60년 동안 평균적으로 일 년에 하나씩 확실히 개선을 이어온 끝에 오랜 시간 성장과 수익성을 이어올 수 있었다.

질문④: 지난 몇 년 간 큰 혁신을 가져오는 좋은 아이디어를 수용해본 적이 있는가?

앞서 언급했던 세 가지 질문이 경영진이 조직 내에서 직면해야 할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면 이번 질문은 기업바깥으로 나가 산업이나 기존 고객들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고객이 급진적인 새로운 방식을 필요로 할 때 가장 큰 성과는 이루어진다.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스가 항공운임을 급진적으로 줄인 것과 워크맨으로 대변되던 소니가 개인 게임기를 대변혁을 일으킨 것이 좋은 예다.

그렇지만 혁신을 고려할 때도 기업들은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혁신기업이라 알려져 있는 애플도 ‘기술 혁신자’가 되려고는 하진 않았다. 아이팟 이전에도 수많은 MP3들이 있었고, 아이튠즈도 첫 온라인 음악 판매처가 아니었다. 그러나 애플사는 휴대음악기기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까지 휩쓸었다. 애플의 고객들은 기술이 혁신적인지 점진적인지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주요 관심사는 제품이 필요로 하는지, 그것이 매력적인지, 쓰기 쉬운지, 믿을만한지, 가격이 알맞은지 등이다.

질문⑤: 지난 세 달 동안 직원이 불편한 질문이나 중요한 개선 방안을 제시한 적이 있는가?

많은 경영진들이 자신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안에 개방적이라고 말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상사와 함께 할 때 덜 개방적이 된다. 그렇게 직원이 부정적인 정보를 덮어두고, 상관들과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문제는 반복된다. 대부분의 경영자-부하의 관계에서 경영자들은 나쁜 메시지라도 자신은 쉽게 받아들이리라 과대평가하고, 부하가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는 등 권력이 다르다는 점은 과소평가하고 있다. 심지어 심성 좋은 경영진들도 때로 나쁜 소식을 듣기 싫어한다는 신호를 보내게 되면서, 부하들은 그런 정보를 말하게 되는 것을 꺼리게 된다.

지속적이고 유기적인 이익 증가의 방법은 무엇이 되어있어야 하는지 아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의 차이를 줄여주는 것이다. 품질관리 창시자인 에드워드 드밍은 이 말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신만 믿는다. 다른 것들은 모두 자료를 가져와야만 한다.” 듣기 싫은 질문을 하고, 또 듣기 싫은 대답도 기꺼이 듣길 바라는 사람들은 향후에도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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