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②] 글로벌 제주관광 670만 시대의 '허와 실'
(제주=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오키나와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600만명 선. 이 중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체의 약 4%로 제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목되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대만인이라는 점이다.
오키나와의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대만인이라는 흥미로운 사실은 제주관광에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
일본을 대표하는 섬 휴양지인 오키나와는 본래 류큐 제도에 대한 일본인의 호칭이다. 일본은 류큐(流球)왕국 처분 이후 오키나와를 일본 영토인 것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호칭을 '류큐'에서 오키나와로 고쳤고 오늘날 '오키나와'라 불리고 있다.
또한 고대 중국에서는 오키나와를 '대류큐(大流球)' 타이완(臺灣)을 '소류큐(小流球)'라고 불렸었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들 때문에 오키나와는 대만인들에게는 특별한 관광지가 되고 있다.
정윤종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 기획팀장은 "교통편 확보로 접근성이 용이한 점과 대만인의 입맛에 맞는 오키나와 음식, 여기에다 역사적 배경 등이 대만인들을 오키나와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제주는 어떤가?
올 1분기 11만9000명의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수치는 5만5576명으로 4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3만7303명보다 49% 증가한 수치다.
오키나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 대만인인 것처럼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대다수는 중화권 관광객이다.
(사진제공=제주특별자치도 관광정책과) '정(定)낭('나무'라는 뜻의 제주어)'. 대문이 없는 제주 옛 민가 입구에 정주석(定柱石)을 세워 주인이 있고 없음을 알린다. 나무 세개 모두 걸쳐져 있지 않으므로 주인이 있다는 표시. |
제주발전연구원 관계자는 "1990년대 제주는 수렵과 골프를 하기 위해 일본인 관광객들이 붐을 이뤘으나, 최근 미용·쇼핑 등으로 관광 패턴이 바뀌면서 중국인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건강을 중시 여기는 중화권 관광객들이 '불로장생'의 섬을 찾아 제주에 관심을 갖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한 상태"라며 "앞으로 제주는 자체적 문화 콘텐츠 발굴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주가 품고 있는 제주 만의 문화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유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 발굴이 시급한 셈이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아 나선 '신비의 섬'이라는 이미지 덕을 보고는 있지만 중국 외의 다른 나라에도 제주가 갖고 있는 문화자원을 어떻게 연계해 관광 상품화 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활성화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제주도가 사투리를 포함한 제주 문화원형 스토리 발굴에 주력하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명도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정책과장은 "문화콘텐츠 시대에 문화 자연유산을 어떻게 관광과 접목시킬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문화콘텐츠를 극화시켜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주 관광의 근본적 질을 높이기 위해 제주 문화콘텐츠 발굴 작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화를 이용한 관광마케팅과 그 본질적 문화 배경이 제주를 찾게 만드는 원동력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거상 김만덕'의 총 제작비 80억원 중 15억 원(세트비 5억원)지원과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도 3억원을 지원하는 등 제주관련 영상물 지원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주문화 전문가들은 "제주는 보존가치가 있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제주 바다 속 깊이 품어왔던 1만8000여 제주 신들과 문화원형을 하나 둘 풀어낼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보존 가치를 살려 널리 보전한다면 그야말로 '제주 다운 섬 관광' 블루오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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