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아트센터의 경제적 가치
2010-04-30 08:46
예술의전당 음악당과 서울서예박물관이 지난 1988년 문을 연지 벌써 21년이 흘렀다. 그 뒤로 우리나라에도 예술의전당과 유사한 형태의 많은 아트센터들이 설립됐다. 이러한 복합아트센터가 처음 세워진 것은 1948년의 일이다. 런던의 템스 강 남쪽에 세워진 ‘사우스뱅크아트센터’(South Bank Arts Centre)가 시작이다. 영국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피폐된 런던 시민의 정서적 안정과 치료, 파괴된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Royal Festival Hall’, ‘Queen Elizabeth Hall’, 'The Purcell Room', 'Hayward Gallery' 등 음악 전용 연주장 3곳과 연극극장 3곳 그리고 미술관, 자료관, 영화관 2곳을 한 장소에 건립했다. 이 것이 복합아트센터 최초의 사례라고 한다.
이러한 복합예술센터 모델은 1950년대와 60년대를 거치면서 미국 링컨 센터와 케네디 센터로 이어져 새로운 예술 전용 공연장을 건축하는 데 하나의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이후 국가별로 도시계획이나 국가·지역의 랜드 마크를 조성하기 위해 복합아트센터 건립을 서두르게 된다. 도시계획에 의해 건립된 대표적인 복합아트센터로는 영국의 사우스뱅크 아트센’, 바비칸 센터, 프랑스의 퐁피두센터, 미국의 링컨아트센터 등이다. 랜드 마크 조성을 위해 건립된 아트센터로는 호주의 시드니오페라하우스, 노르웨이의 오슬로오페라하우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아트센터들은 정부의 전략과 맞물려 국가 및 지역경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The Economic Role & Impact of Lincoln Center’를 보면 링컨아트센터의 건립목적을 ‘1959년 뉴욕 맨해튼의 Upper West Side 지역의 도시 재개발을 위해 설립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링컨아트센터가 들어선 곳은 빈민층이 거주하던 슬럼가로 폭력이 난무하던 지역이었다. 링컨아트센터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되고 건립됐다. 현재 링컨아트센터는 당초 목적대로 뉴욕시 경제에 많은 이익을 제공하고 있다. 2003년 기준, 링컨센터와 상주단체들에 의한 직접운영비는 직원임금 3억5000만 달러를 포함해 5억3000만 달러에 이른다. 뉴욕시에 있는 본사에도 8억4000만 달러의 판매유발효과를 안겨주었다고 한다.
지역민에게는 3억 달러의 소득을 유발시켰고, 약 5800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또한 뉴욕 대도시권의 회사들에 11억4000만 달러의 판매를 유발했다. 지역민에게는 5억1000만 달러의 소득 발생과 약 1만600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고 한다. 연간 약 4700만 명의 관광객이 링컨센터에 방문했으며, 이들이 식당·숙박·구매에 지출한 금액이 약 2억6000만 달러였다고 한다. 호주 시드니오페라하우스도 마찬가지로 지역경제에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 마크 아트센터인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는 매년 400만 명이다. 이들 중 110만 명이 공연을 관람하고 24만 명은 공연장 투어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기념품점과 레스토랑에서 쓰는 돈만 해도 무려 63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 아트센터에는 수많은 단체들이 모여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세계를 무대로 위상도 강화하고 있다. 그들의 예술적 위상은 곧바로 국가의 위상과 경쟁력으로 이어져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한다. 성공한 아트센터들의 공통점은 지역 활성화 또는 랜드 마크 조성이라는 탄탄하고 확실한 목적 아래 설립됐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예술 공간을 세우고 운영하는 데 적지 않은 시사점을 남겨준다. 앞으로 예술의전당을 비롯한 우리나라 아트센터들이 우리 경제와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경쟁력을 제고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어떤 방법으로 우리의 삶과 가치창출에 기여할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