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확대후 주택담보대출 증가폭 절반 이하

2010-04-25 07:59


올해 1분기의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확대되기 직전인 지난해 3분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은행권 4조8000억원, 제2금융권 1조3000억원 등 총 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투기지역인 강남 3구에만 적용됐던 DTI 규제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기 직전인 지난해 3분기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13조30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금융권이 기업 대출에 비해 리스크가 적은 주택담보대출에 적극적인 입장인데도 불구하고 대출 증가폭이 급감한 것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함께 DTI 규제확대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분기에 8조2000억원이었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분기에는 11조9000억원으로 늘었고, 3분기에는 13조3000억원으로 정점을 이뤘다.

그러나 DTI규제 확대가 본격적으로 효과를 거두기 시작한 지난해 4분기에는 주택대출담보 증가액이 10조2000억원으로 둔화되기 시작했고, 올해 1분기엔 6조1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둔화세는 월별통계수치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 1월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조6000억원으로 전달인 지난해 12월(3조5000억원)에 비해 1조9000억원이나 줄었다.

통상적으로 새학기 시작에 앞서 주택거래가 활발해지는 2월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조90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2월의 경우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3조1000억원이었다.

본격적인 이사철인 3월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조6000억원으로 2월에 비해선 다소 나아졌지만, 예년에 비해선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조원에 달했던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이번 달 들어 21일까지 4000억원 증가는데 그친 점을 감안한다면 4월에도 둔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 4%대 금리로 정기예금을 유치했지만, 대출 수요가 부진해 2%대인 MMF에 넣어두는 경우도 있다"며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데다 주택담보대출 수요까지 둔화돼 자금 운용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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