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계획은 그대로 '계획'일 뿐?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올들어 수도권 일반 분양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두달간 분양계획 대비 실적률이 30% 대에 그쳤다.
2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수도권 분양 예정 물량은 총 3만1452가구였으나 실제로 공급된 물량은 2만4990가구에 그쳤다. 당초 예정 물량의 79%만 실제로 분양됐다.
월별로는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으로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섰던 지난 1월을 제외하고 2월과 3월의 평균 계획 대비 분양 실적률은 37%에 불과했다. 특히 3월은 34%에 불과해 2월의 43%보다 9%p가 하락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재개발ㆍ재건축 사업 위주의 서울에서는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인천과 경기의 일반 분양 상황은 심각했다.
지난 2월 인천지역의 분양 예정물량은 738가구였으나 실제로 분양된 단지는 단 한 곳도 없었다. 3월에도 791가구가 분양 예정이었지만 전체의 20%인 158가구 분양에 그쳤다. 경기의 분양 계획 대비 실적률도 지난 2월 1%, 3월 12%로 상당히 저조했다.
이 처럼 분양 계획과 실적의 차이가 상당히 큰 이유는 민간 분양 시장의 심각한 침체 때문이다. 분양 계획은 세워놨지만 분양성이 희박해 일정을 계속 미루는 건설사가 한둘이 아니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최근 대출 규제, 보금자리주택 등으로 민간 주택 시장 침체가 장기화돼 신규 분양 일정 잡기가 어렵다"며 "사업성을 장담할 수 없어 분양 일정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분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당초 2분기에 분양 예정이던 업체들 중 상당수가 하반기 이후로 분양 일정을 미루고 있다. 특히 다음달 초에는 강남 세곡2지구 등의 2차 보금자리주택이 사전예약을 실시해 대부분의 민간 건설사는 이 시기를 피해 분양을 준비 중이다.
경기도의 한 택지지구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당초 다음달 경 분양을 할 예정이었지만 하반기로 일정을 미뤘다"며 "곧 사전예약을 실시하는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와 입지가 겹쳐 분양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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