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쇼크, 오래가지 않을 것"

2010-04-19 17:11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피소되면서 오름세를 타던 주식시장에도 찬물을 끼얹었으나 충격은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단기적 여파는 당초 증권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19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9.19포인트(1.68%) 내린 1705.30을 기록했다. 171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달 들어 처음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골드만삭스를 사기혐의로 기소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채담보부증권(CDO)에 대한 주요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혐의 요지다.

이 여파로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도 모두 요동쳤다. 중국 증시가 4% 가까이 급락했고 일본도 2% 가까이 미끄러졌다.

◆지수 급락은 과민반응=증권가는 이번 사태 영향이 지나치게 부풀려지면서 투자심리도 지나치게 냉각됐다는 반응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골드만삭스 사태는 사안 자체로는 비중이 크지 않다"며 "오히려 코스피가 그동안 많이 올라 작은 악재에도 많이 흔들린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엽 메리츠종금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이번 사태로 미국 금융기관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다"며 "조정시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미국이 금융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점은 이미 공개된 악재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어닝시즌이 임박하면서 투자자 관심은 양호해진 기업실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중장기 악재 작용 우려도=골드만삭스 사태 여파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이번 사태는 은행 규제를 위한 포석으로 봐야 한다"며 "이 경우 단기보다는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파급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급등으로 증시 체력이 약해진 점도 부담스럽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긴축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라 골드만삭스 건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조정은 필요했다"며 "코스피 대장주가 상승 탄력을 잃고 내림세로 돌아서고 있어 이번 여파도 상당히 길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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