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 삼성생명 IPO시장 잠들게하다

2010-04-19 18:29

   
신한금융투자는 4월 초부터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전년보다 높은 증시 수준에도 불구하고 정작 기업들은 기업공개(IPO)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열릴 최대 5조원 규모의 삼성생명 공모 일정에 부담을 느껴서다. 종전 상장을 계획했던 기업들도 일정을 연기하는 등 '눈치'만 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이틀째 하락해 전 거래일보다 1.68%떨어진 1705.30을 기록했다. 지난 15일 2년만에 1740포인트를 상회,최고치를 갱신한 후 2.22% 빠졌지만 전년 같은 기간 1300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30%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청약에 나서는 공모주는 신한제1호스팩(10~11일), 만도(11~12일),  모바일리더(13~14일) 등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중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도 같은 달 청약 예정인 3개 기업과 함께 우리기업인수목적1호(코스피) 등 4곳에 그친다. 이들 모두 상장시기를 삼성생명 상장 이후로 저울질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5월 코스피가 1200~1300대로 급등하면서  모두 19개 기업이 대거 상장에 나선 것과도 대조적이다.


지난 3월 공모주 시장에서 청약 열기가 식을 줄 몰랐던 스팩주들도 상장 일정을 뒤로 미루고 있어 눈에 띈다. 오는 29~30일 청약을 실시할 예정인 우리기업인수목적1호와 신한제1호스팩은 상장 일정을 5월말께로 예정하고 있다. 청약 후 상장까지 최대 한 달이 걸리게 되는 셈.

이는 지난 3월 상장한 스팩들의 행보와도 확연히 다른 것이다.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청약 2월22~23일, 상장 3월3일) 미래에셋제1호스팩(3월3~4일, 12일) 현대증권스팩1호(3월10~11일, 19일) 동양밸류오션(3월16~17일, 26일) 등은 청약 후 상장까지 보통 10거래일을 넘기지 않았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신한스팩의 청약은 일정대로 진행하겠지만 상장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삼성생명과 겹치지 않는 5월말 경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공모에는 일반투자자의 참여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예정가가 액면분할을 통해 종전 100만원대에서 9만~11만5000원대로 낮아졌기 때문. 삼성생명은 전체 4443만7420주 중 20%인 888만7484주를 일반공모 물량으로 배정했다.

이에 신한금융투자는 여의도 한 영업지점 건물 외벽에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은 신한금융투자에서'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는 올랐지만 테마주 열기가 한풀 꺽이는 등 개미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생명은 상장과 동시에 시가총액 기준 5~6위권에 오를 대기업이기 때문에 청약에 별다른 관심이 없던 투자자들도 일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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