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투먼-훈춘, 동해 뱃길 확보 '경쟁'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북한과 러시아와 접경한 중국 지린(吉林)성 연변(延邊)조선족자치주의 훈춘(琿春)시와 투먼(圖們)시가 동해 뱃길 주도권 확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가 두만강 유역을 동북아시아 물류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추진 중인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두만강) 개방 선도구'의 해양 진출 '관문'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는 것.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러시아와 접경한 훈춘(琿春)시가 기선을 잡았다.
중앙정부와 지린성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2008년 북한의 라진항 1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훈춘시는 지난달 훈춘과 북한의 함경북도 은덕군 원정리를 잇는 다리 보수공사에 나섰으며 공사가 완료되는 오는 7월부터 라진항을 통해 석탄 등 지하자원을 남방으로 수송할 계획이다.
훈춘시는 라진항을 통한 동해 운송로가 활성화되면 연간 150만t의 자원을 남방으로 수송하게 돼 명실상부한 두만강 유역 해상 관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북.중 양측이 지난해 라진항을 보세와 중계 무역 기능을 갖춘 국제 물류기지로 개발키로 합의한 데 이어 북한이 지난 1월 라선(라진.선봉)시를 특별시로 지정, 특구 개발에 의욕을 보이면서 훈춘시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훈춘시는 2016년까지 100억 위안을 들여 '동북아변경무역센터'를 조성하는 한편 한국과 일본, 홍콩 등 외국계 기업 유치를 위한 외국인 전용 산업단지 조성에도 나서는 등 착실하게 '동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두만강 상류에 위치한 투먼(圖們)시의 동해 진출 행보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훈춘-라진항으로 연결되는 해상 진출 루트에 맞서 투먼-청진항과 투먼-러시아 하산 등 2개의 동해 뱃길 확보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투먼-청진항을 잇는 1천700㎞ 길이의 노후 철도를 보수키로 북한과 합의한 투먼시는 올 상반기 이 철도 보수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투먼시는 또 1992년 개통됐으나 운송량 부족으로 곧 운행이 중단된 투먼-북한 남양과 두만강-러시아 하산을 잇는 철도 복원에도 적극적이다.
길림신문은 지난 14일 "투먼시가 남양-두만강-하산 간 철도 운행 재개를 위해 북한, 러시아와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의 청진항뿐 아니라 러시아 극동항인 하산항까지 확보하려는 '투 트랙' 전략이다.
투먼시는 2007년부터 이 철도 복원에 공을 들여왔으며 북한.러시아와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투먼-북한 칠보산 철도관광도 추진 중이다. 이미 북.중 민간기업들이 이 철도관광을 위한 모든 절차를 완료했으며 중국 당국의 승인이 나는 대로 관광을 시작할 계획이다.
북한 철도관광을 통한 여객 수송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물류 거점뿐 아니라 북한의 개방에 대비해 북-중 인적 교류의 창구 역할을 맡겠다는 게 투먼시의 전략이다.
연변자치주의 룽징(龍井)도 최근 북한 접경인 산허(三合)-북한 회령-청진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카이산툰(開山屯)과 북한 삼봉리를 연결하는 철도 보수공사를 위해 북한과 협의에 나서면서 동해 뱃길 확보전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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