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신한금융투자, 라오스 350억 투자 '진실게임'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신한금융투자가 라오스 한상기업 코라오에 회삿돈과 공적기금 수백억원을 정상적으로 투자했는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문제없는 투자라는 회사 입장을 뒤집는 주장도 전직 임원으로부터 불거진 탓이다. 거액을 투자한 신한금융투자가 코라오를 국내 상장하는 주간사 선정에서조차 경쟁사에 밀리자 다른 의문도 불어나고 있다.
12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이 증권사는 2007년 군인공제회ㆍ행정공제회와 공동으로 바이오디젤 사업자금 350억원을 코라오에 투자했다.
당시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코라오를 국내 증시에 상장시키는 게 최종 목표"라며 "2008년부터 매출을 일으키기 시작해 2010년이면 수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표이사인 이휴원 사장 역시 이 덕분에 라오스 정부로부터 공로훈장을 수여받고 양국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사의를 표한 바 있다.
그러나 코라오는 최근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간사로 신한금융투자가 아닌 IBK투자증권을 택했다. 원래 구상 대로 투자를 마무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는 정해진 기간 안에 바이오디젤 사업에서 수익을 못 내면서 신한금융투자와 코라오 간 관계가 급속히 나빠진 탓으로 관측되고 있다.
게다가 코라오가 투자를 받는 입장이면서도 담보제공을 꺼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A 전 신한금융투자 IB본부장은 "오세영 코라오 회장이 담보제공을 꺼려 투자를 진행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오 회장은 금융사로부터 차입할 때 왜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단독으로 투자를 결정했다는 회사 설명과 달리 같은 신한금융지주 계열인 신한은행으로부터 먼저 의뢰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바이오디젤 사업은 참여정부 시절 국책사업으로 당장 수익성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만큼 민간 증권사 차원에서 투자하기에는 부담도 컸을 것이다. 실제 바이오디젤 사업으로 2008년부터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달리 현재 상황은 훨씬 비관적이란 지적도 있다.
5년째 라오스에 거주한 교포는 "코라오가 바이오디젤 사업에 현지 농민을 고용하면서 지나치게 불리한 조건을 제시해 반발을 샀다"며 "이 탓에 바이오디젤 원료를 재배할 경작지 확보가 어려워져 사업도 답보 상태"라고 주장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전 IB본부장이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며 "투자에 앞서 적절하게 담보를 잡았고 이에 대한 점유권도 제대로 행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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