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發 금융대란 오나…'세계 7위' 성동조선 채권단 관리

2010-04-05 10:09

   
 
 
국내 조선사들의 부실 징후가 속속 드러나면서 이들 업체에 상당한 규모의 신용공여액을 제공한 주요 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신용공여액은 대출ㆍ지급보증ㆍ유가증권 등 해당기업에 청구할 수 있는 모든 채권을 말한다.

실제로 한국은행협회에 따르면 금융기관들이 국내 조선사에 제공한 신용공여액 규모가 143조원(2009년 10월 기준)이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부실 조선사들의 퇴출이 현실화 될 경우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부담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발주 취소 및 선박인도 연기로 대지급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4일 조선 및 금융업계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채권단협의회가 구성됐다. 이에 따라 성동조선은 채권단 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성동조선은 DWT(재화중량t수) 기준 세계 7위 조선사로,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STX조선해양 등 '빅4'를 제외하고 가장 견실한 업체로 꼽히고 있어 충격이 더 크다.

성동조선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지난달 31일 성동조선해양과 관련한 채권단협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채권단은 △채권금융기관협약 제정 및 가입 △채권행사 유예 △정상화 방안 수립 관련 실사 추진 등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에 따라 채권단은 향후 지원방안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정상화방안 등을 포함한 '성동조선 채권금융기관협약'을 제정, 가입했다.

또한 2010년도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원금은 오는 5월 31일까지 상환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유예된 채권 원금은 외부전문기관 실사결과를 토대로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결정한다. 아울러 채권단은 정상화 추진방안 수립을 위해 외부전문기관에 용역도 의뢰하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주관은행인 우리은행이 성동조선에 자금관리단 파견이 필요하다고 판단, 직원 파견을 요청할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며 성동조선이 채권단 관리에 들어갈 것임을 강력하게 내비쳤다.

현재 성동조선의 은행별 신용공여 현황은 5조5094억으로 수출입은행이 3조2944원, 우리은행 1조251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농협(3586억원) 신한은행(2811억원) 외한은행(810억원) 국민은행(738억원) 기업은행(438억원) 수협(285억원) 순서로 나타났다.

한편 대한조선ㆍSLS조선ㆍYS중공업 등 8개 조선사들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거나 워크아웃 및 퇴출 절차에 들어가, 금융기관들의 추가 부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별로 조선업체 지원 규모는 수출입은행이 67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산업은행이 16조6600억원, 우리은행 12조48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농협 11조70억원, 신한은행 8조7000억원, 국민은행 5조700억원, 외환은행 3조2000억원, 하나은행 2조880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외국 은행들도 9조7600억원이나 지원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기업/금융평가본부)는 "조선사업 전반의 수요 위축과 침체 기조는 당분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선수금환급보증(RGㆍRefund Guarantee) 등을 발급한 금융기관들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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