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똥 어디로 튈지 몰라 전전긍긍"
정치권이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건에 불똥이 어떻게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60여일 앞둔 가운데 침몰 원인과 실종된 해군 장병 46명의 생사여부에 따라 정국에 미칠 파장을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29일 여야는 이번 사태와 관련 최대한 몸을 낮추는 모습이다. 침몰 원인이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사고 원인에 대한 섣부른 추측을 바탕으로 한 정치적 공세는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불러오는 등 위험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한나라당은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정부측에 실종자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정치권에도 정쟁중단 및 초당적 대응을 주문했다.
정몽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초계함 함미 위치가 파악됐다고 하는데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구조와 수색작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마지막까지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국회는 일체의 정쟁을 중단하고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를 지속적으로 가동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초당적인 협력을 통해 국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순자 최고위원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오해와 불편한 내용이라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사고 관련 정보를 통제하지만 그렇게 해서 일이 해결된 적이 없다. 당장은 힘들어도 의혹이 없도록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사고 발생 이후 중앙당과 각 시도당은 24시간 비상대기 체제로 근무에 임하도록 했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원 집회나 행사 등도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당은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과 안보태세의 문제점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의 진상파악과 실종자 수색이 지연되자 대응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다만 자칫 정치공세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여당을 향한 자극적인 표현은 자제하고 당내 진상조사 특위 활동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사고가 발생한 지 60시간이 됐다. 속이 타들어간다”며 “실종자 구조노력과 함께 안보태세에 허점이 없었는지 철저히 진상파악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도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지하벙커에서 네차례나 안보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있지만 어떤 것도 국민에게 밝히지 못하고 있는 속사정은 무엇인지 모든 국민이 의혹을 갖고 있다”며 국회 특위 구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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