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는 경제인 각축장
2010-03-25 08:54
이계안.현명관.조관일 등...지역경제 살리기 주요 공약
6.2지방선거를 70일 앞둔 24일,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경제인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인 후보들의 잇따른 출사표는 CEO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부쩍 높아진 경제인 후보에 대한 선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기에 기존 정치인에 식상한 유권자들이 기업인 후보의 참신성과 능력을 높이 평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지난 18일 제주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현명관 삼성물산 상임고문과 준비된 시장임을 내세우며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현대 CEO출신 민주당 이계안 전 의원이다.
지난 5·31 지방선거에 한나라당 제주지사 후보로 출마해 석패했던 현씨는 "제주행복 주식회사로 한라산의 경제 기적을 이뤄내 제주를 세계의 보물섬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씨는 삼성물산 대표이사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06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서울시장에 출마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밀렸던 이 전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청년들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역동적인 서울, 사회적 약자도 당당할 수 있는 열린 서울, 충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안정되고 편안한 서울, 작은 부자들이 많은 활력 넘치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카드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서울 동작을)로 출마해 당선됐었다.
또 조관일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 최영 강원랜드 사장, 최동규 전 중소기업청장 등도 모두 기업 경영 이력을 내세우며 강원도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기아자동차 부회장 출신인 김익환 고문도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광역지자체장은 물론 구청장과 시의원 선거까지 나선 경제인 후보도 적지 않다.
민주당에서는 정내현 세화엔지니어링 대표가 서초구청장 선거에 재도전하고, 오성문 차세대고속관광 대표,장갑수 충남건설 대표 등은 중랑구청장을 노리고 있다.
자유선진당에서는 장영환 동일에너지 대표(용산구),허태갑 한성이엔지 대표이사(강북구)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지난 3일 사임한 서울메트로의 김상돈 사장이 중구청장 출마를 준비중이다.
이 밖에도 수원시장 선거에 양창수 밀코오토월드 회장(미래희망연대)이 출마한 것을 비롯 △청원군수에 홍익표 대청이엔씨 회장 △영암군수에 전동평 알파중공업 대표(민) △고성군수에 박재하 명성건설 대표(한) 등이 단체장 입성을 위해 뛰고 있다.
이들은 하나 같이 '지역경제 살리기'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으며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증평군수 선거전에 나선 김두환 한국화장품 부회장(한)은 "지금까진 자치단체 생존에 필요한 토대 구축 단계가 완성됐다면 이제부턴 지속 성장을 보장하는 2단계, 3단계의 발전 모델이 준비돼야 할 시기"라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증평읍에서 태어나 숙부인 고 김남용 회장이 창업한 한국화장품에 입사해 최고경영자에 이르기까지 45년 동안 기업인으로 한길을 걸어 왔다.
한국제강 창립자 출신인 하성식 함안상공회의소 회장(한)은 "기업과 마찬가지로 군 행정에 책임주의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CEO 출신이 지방선거에 대거 나서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지방자치제가 시행된지 10년이 넘으면서 행정 능력 못잖게 경영 마인드의 접목이 지자체 운영에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공천 신청자 1173명 중 기업인 출신이 283명으로 무려 4분의 1에 달했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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