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법무법인 태평양 김갑유 변호사

김 변호사, "국제분쟁 최소화 관건은 전문가 조언 후 체결"

세계적인 법률전문지 'Chambers Global 2010'은 이달 초 180여개국의 로펌을 평가한 결과,  법무법인 태평양에 대해 기업/인수합병과 분쟁해결, 국제통상 3부문에 대해 최우수 한국로펌으로 선정했다.

또 개인별 우수 변호사 랭킹에서는 국제중재의 김갑유 태평양 변호사를 1위 그룹보다 더 높은 '스타(Star  Individual)'로 선정했다. 스타급의 국내 로펌 변호사는 김 변호사가 유일하다.

김 변호사를 만나 '스타(Star Individual)' 등급 선정 소감과 국제중재에 있어 기업들이 유념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 우선, '챔버스 글로벌紙'가 선정한 '스타(Star Individual)' 등급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회가 남다르실거라 생각하는데 소감 한 마디 부탁합니다.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라 더욱 기쁩니다. 우리나라 변호사는 최근 '스타'선정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이 일을 계기로 앞으로 많은 분들이 그런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부족한 제가 이런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은 오로지 주변의 여러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때 불필요한 소송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반드시 유념해야 할 부분이 사항이 있다면.

분쟁은 계약을 체결할 때 대비해야 합니다. 보통 거래를 시작할 때에는 분쟁을 생각하기도 싫어하게 되므로 분쟁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를 소홀히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계약서는 분쟁을 대비하기 위해 체결하는 것이지 거래하는 당사자의 좋은 의지를 선언하기 위한 문서가 아닙니다. 국제거래에서는 국내거래에서와 달리 계약서에서 분쟁해결에 관련된 조항이 가장 중요한 조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서 체결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일단 분쟁이 발생한 후에는 즉시 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분쟁초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병을 초기에 다스리지 못해서 중병으로 번지는 것처럼 어려움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변호사님이 국제중재 업무를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혹은 사례가 있다면.

저는 1990년대말 우리나라가 금융위기로 어려운 시절에 국제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국제분쟁, 국제중재분야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사업을 하고 국제적인 거래를 하는데 있어서는 분쟁은 불가피합니다. 국내기업의 국제분쟁을 가장 효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변호사는 우리말을 하고 우리 기업의 사정을 잘 아는 한국변호사일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기업이나 유럽의 기업들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때 그 나라의 변호사들이 그 기업들과 함께 세계시장으로 진출했듯이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로 뻗어나갈 때 우리 변호사들도 전세계에서 우리 기업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말리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국제분쟁은 외국변호사들이 하는 일이고 우리나라 변호사들에게는 역할을 할 시장이 없다는 것이지요.

2002년에 제가 국내최초로 저희 사무실내에서 국제중재전문팀을 만들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저희팀이 아시아최대의 국제중재전문팀으로 성장하였습니다.

□ 국제분쟁․중재 분야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신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제분쟁․중재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있다면.

법률분야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우수한 인재를 투입한 분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세계시장에서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내기업들이 세계시장에 진출해서 경쟁하고 우수성을 인정받는 것처럼 우리나라 법률가들도 세계시장으로 나가서 그 나름대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세계법률시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나아가 우리 법률가들의 우수성을 발휘하여 세계법률시장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률가들의 일은 기업이 하는 일에서 나옵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관심을 갖는 분야가 바로 우리나라 법률가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M&A가 바로 좋은 예입니다.

우리가 앞서나가는 IT분야는 물론 우리나라 기업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통상분야, 공정거래, 에너지, 건설, 환경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우리나라 법률가들이 할 일들은 무궁무진하게 있습니다.

□ 법조계에서 국제 분쟁 및 M&A 분야에 대한 관심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활로 개척을 위한 방안 및 제언이 있다면.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종래에는 국제중재는 국내외 로펌들이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던 분야였습니다. 특히, 국내로펌의 경우에는 국제중재는 영미법계 로펌이 하는 일이라고 치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국내외 로펌들에게 국제중재는 매우 중요한 관심분야가 되었습니다. 국내로펌들도 국제중재전문팀들을 만들고 국제중재에 많은 투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외국로펌들도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에서 국제중재를 중요한 시장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습니다.

□ 향후 진출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대한민국의 법률가들은 전세계 어떤 법률가들보다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받아왔습니다. 고시로 대변되는 법률가의 이미지는 그 누구보다도 경쟁력있는 우수한 인재였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법률가들은 그 우수성과 경쟁력을 세계시장에서 발휘해서 그동안의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우리나라의 운동선수들이 세계시장에서 그 이름을 떨치는 것처럼, 우리 법률가들도 세계시장에서 그 이름을 떨치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프로필]
▲1962년생 ▲대구 ▲서울대 법과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제17기 사법연수원 수료 ▲하버드대 법과대학원 법학 석사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박사 ▲대한변호사협회 섭외위원회 위원장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국제한인변호사회 사무총장 ▲미국중재협회 상임위원 ▲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tearand76@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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