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차세대 원전 개발 나서
게이츠와 도시바가 함께 개발에 나선 차세대 원전 'TWR'은 핵연료 교환 없이 최장 100년간 운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게이츠가 지원하고 있는 미국 원자력 벤처회사 '테라파워'가 기본 설계를 맡고 도시바가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수천억 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개발 비용은 게이츠가 사재를 털어 대기로 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세계 2위 갑부인 게이츠의 자산은 530억 달러에 달한다.
현재 쓰이고 있는 원전 경수로는 수년 주기로 연료를 교환해야 한다. 그러나 TWR은 연료 추가 공급 없이 최대 100년간 운전할 수 있고 연료가 원자로 내에서 서서히 연소하며 핵분열 반응 속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
테라파워는 출력 10만㎾에서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100만㎾급 원전까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시바는 현재 1만㎾급의 초소형 원전 개발을 마쳐 올 가을 미국 규제당국에 인증을 신청하며, 2014년 1호기를 착공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TWR과 기술적 공통점이 많아 자체 보유하고 있는 관련 기술을 80% 정도 전용하면 차세대 원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핵반응에 장기간 견딜 수 있는 원자로 재료를 개발해야 하는 만큼 실용화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테라파워는 2000년 설립된 기술개발 회사를 모체로 하고 있으며 게이츠가 사실상의 오너다.
원자로 개발 사업에는 기기제조 노하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테라파워는 원자력 건설 실적이 있는 도시바에 협력을 요청했고 도시바는 원자력 발전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에 따라 제휴를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원전이 개발되면 해외 원전 수주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시바로선 해외 원전시장에 진출하는 데 든든한 지원군을 만난 셈이다.
세계 각국이 친환경 에너지에 집중하면서 원전수주 시장의 전망도 매우 밝다. 미국은 32기 이상, 중국 50기 이상, 러시아 40기 이상, 일본과 인도는 각각 14기의 원전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업용 대형원전이 2030년까지 최대 300여기가 지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시장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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