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겪는 세종시, 새 돌파구 찾나
이대통령, 대전.충남지역 '민심잡기' 박차
당분간 여당 중진협의제 논의 지켜보기로
이명박 대통령이 논란 속에서 한발도 못나가고 있는 세종시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논란의 중심인 충청권을 잇따라 방문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금명간 대전∙충남지역을 방문한다. 지난달 업무보고차 충북 청주 방문과 지난 1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참석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다. 정부가 올 초 제시한 수정안이 정치권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고, 정부차원의 대국민 홍보전이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서 이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대전∙충남 방문…대국민설득 전략은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대국민 직접 설득’과 ‘수정안 처리 한나라당과 국회에 일임’이라는 ‘투트랙’전략으로 세종시 정국을 돌파할 방침이다.
청와대 정무라인 관계자는 9일 “이번 대전∙충남 방문은 지방자치단체 업무보고를 듣기 위한 자리지만 세종시 문제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지난 3·1절 기념식에서 언급한 수준에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는 “낡은 이념의 틀에 갇혀서는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대립과 갈등으로 국민이 분열돼선 선진화의 길을 갈 수 없다”며 “지금 우리가 국가 백년대계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고 있지만 이 또한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를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국가 백년대계’로서의 세종시 수정안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수정안을 제시한 입장에서 국민들에게 믿고 기다려달라는 말밖에는 더 이상 전략이 없다”며 “인내를 갖고 국민들에게 정부의 당위성과 진정성을 적극 호소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중진협의체 논의 과정 “지켜보자”
이와 함께 청와대는 세종시 수정안 당론 채택 문제는 당에 맡긴 만큼 당분간 한나라당의 중진협의체의 논의를 지켜볼 방침이다. 같은 맥락에서 그간 진행했던 정부차원의 홍보전도 당분간 중단할 계획이다. 가뜩이나 여당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진영으로 갈려 세종시 수정 문제로 시끄러운 마당에 더 이상 박근혜 전 대표와의 ‘대립각’을 세울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중진협의체가 양진영이 납득할만한 대안을 내놓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도 “친이∙친박∙중립 진영이 각각 참여하고 있는 협의체의 처리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鄭총리 중심 대국민 홍보전은 일단 ‘스톱’
청와대의 ‘투트랙 전략’이 나온 배경은 그간 정운찬 총리를 비롯한 청와대 참모들의 홍보전 성과가 미흡한데 대한 질책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분석이다.
실제 정 총리는 세종시 문제에서 벗어나 교육, 일자리창출 등 다른 국정현안으로 활동반경을 옮겼다. 설 연휴 이후 세종시 문제의 무게중심이 정치권으로 넘어가면서 정 총리의 일정에서도 세종시 관련 일정은 빠졌다.
이달 들어 12일까지의 공개일정 12건 중 세종시 관련 일정은 하나도 없다. 정 총리의 수정안 설득의 주효카드였던 ‘충청행’ 또한 지난 1월23일 8번째 방문이후 뚝 끊긴 상태다.
정 총리의 ‘충청행’ 역시 지난 1월2 3일 8번째 방문을 마지막으로 한달 이상 잠잠한 상황이다. 정부 수정안의 국무회의 의결 일정도 미뤄졌다.
정부 관계자는 “수정안의 국회 제출 일시를 아직 확정하지 않고 있으며 추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바쁘던 청와대도 멈춰 섰다. 그간 정정길 대통령 실장은 각계 인사들과 두루 접촉하면서 세종시 수정 우호여론 형성에 주력했었다. 또 수정안을 최초로 기획한 박재완 국정기획수석도 후속대책 마련에 매진해왔다. 그러나 “이들이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전언이다.
다만 정무라인은 상시적으로 ‘친박’ 설득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박형준 정무수석과 주호영 특임장관은 지속적으로 친박계 의원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어떤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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