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한은 조사권 부여법' 법사위로 넘길듯
격론 끝에 한은 개정안 상정 결론
한국은행에 금융안정 기능과 제한적인 금융기관 조사권을 부여하는 한국은행법 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들은 23일 국회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한은법 개정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격록 끝에 한은법 개정안을 2월 국회 회기 중 법사위에 상정키로 결정했다.
재정위는 작년 12월 한은법 개정안을 처리해 법사위로 넘겼으나 국회 정무위원회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금융감독 체계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대해 법사위에서 석 달 가까이 정식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재정위원들은 여야 합의로 한은법 개정안을 처리한 만큼 법사위 상정 절차를 밟아 2월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안 원내대표는 재정위와 정무위간 이견이 있는 법안인 만큼 2월 국회 처리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서병수 재정위원장이 사퇴의사를 표명하며 배수진을 쳤고 박종근 의원 등 일부 재정위원은 "정부와 정무위가 반대한다고 법사위와 본회의에서 논의조차 못한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강력 항의했다.
재정위내 친박(친박근혜)계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내달말 이성태 한은총재의 임기가 끝나고 한은법 개정안에 부정적인 친정부 성향의 인사가 후임 총재로 발탁될 경우 한은법 개정안이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한 재정위원은 "청와대 및 정부내 일부 고위인사는 한은법 개정안은 무조건 통과돼선 안 된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며 "새 한은 총재가 임명되면 한은법 개정안 처리는 영영 어려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 원내대표는 고심 끝에 법사위 여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에게 한은법 개정안 상정절차를 밟도록 지시하겠다고 서 의원에게 구두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이와 관련, "그동안 여당 요청으로 한은법 개정안 상정을 보류시켰으나 24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한은법을 상정해 정식으로 심사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안 원내대표는 정부가 역점사항으로 추진 중인 고용증대 세액공제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재정위에 상정해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재정위원들에게 주문했다.
고용증대법은 상임위에 회부된지 15일이 지나야 상정할 수 있다는 '15일 경과규정'에 걸려 재정위에 상정되지 못했고, 남은 일정을 감안하면 2월 국회 처리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재정위는 이르면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고용증대법과 야당이 요구하는 한은 총재 인사청문회 도입법안(한은법 개정안)을 일괄 상정하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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