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증권사 실적, 출발은 좋았으나...
증권사들의 지난 1월 실적이 지난해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선방한 연초 실적이 올 한 해 동안 유지되긴 힘들어 보인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브로커리지 수익이 40%까지 증가한 데다 시중 금리 하향 안정화에 따른 채권 평가익 확대로 증권사들이 실적 호전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회성 비용 및 감액 요인들이 사라진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제 1월 일평균거래대금은 9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42.4%증가했다. 신용융자 역시 4조원대 수준을 유지, 채권이자를 포함한 이자수익도 실적 개선에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대로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증권사들은 세전이익 100~500억원까지 넓게 분포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주가연계증권(ELS)의 발행증가가 1월 실적개선에 한몫 해냈다는 평가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주가 폭락에 따른 손실 확대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ELS시장은 최근 높은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다시 각광받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 ELS발행규모는 2007년 증시 호황기에 버금가는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 한해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세는 전년만 못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유동성 축소와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리스크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
김용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일평균거래대금은 전년 예상 거래대금인 8조6000조원 대비 7% 하락한 8조1000억원으로 전망된다"며 "출구전략에 따른 초과 유동성 축소로 2009년과 같은 높은 시가총액회전율을 기대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경기선행지수 둔화에 따라 증시자금 유입 속도도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펀드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럽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주식형펀드의 1월말 잔고는 지난해 말 대비 약 1조8000억원 감소한 12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적립식펀드도 지난해 12월 한 달 간 1조4000억원 넘게 자금이 유출됐다. CMA잔고 역시 은행권과의 금리경쟁에서 밀리면서 지난 한달 동안 1조2000억원이 줄어들었다.
ELS 발행규모 확대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증권사 이익 개선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지적됐다. ELS발행 증가에 따라 단기채권 규모가 증가하면서 채권운용손익의 변동 폭도 커졌기 때문.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금 유출에 따른 악영향으로 2, 3월 실적을 낙관하긴 힘들다"며 "이익 개선세의 연속성 역시 떨어질 가능성이 커 주가 상승 시도가 나타나더라도 상승 폭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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