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백수 400만 시대‥환란후 최대
비경제활동인구 사상 최대
지난해 경제 위기로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면서 `사실상 백수'가 400만명 안팎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만 15세 인구 중 육아, 가사, 교육, 연로 등을 이유로 일할 수 있어도 일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1670여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7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쉬는 사람에 통계상의 실업자까지 포함한 사실상 백수를 합산하면 408만명에 달했다.
15세 이상 인구가 400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1명은 사실상 백수인 셈이다. 이처럼 사실상 백수가 400만명 수준에 이른 것은 관련 세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처음이다.
2003년 이전에는 공식 실업자 수만 확인되지만 18시간 미만 취업자, 취업준비자 등 관련이 있는 각종 통계치를 고려했을 때 지난해에는 1998년 외환 위기 이후 사실상 백수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상 백수는 2003년 280만8000명을 기록했다가 2004년 310만9000명으로 300만명선을 돌파하더니 2005년 351만1000명, 2006년 357만2000명, 2007년 359만3000명, 2008년 368만8000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사실상 백수는 구직단념자 16만2000명, 취업준비 59만1000명, 쉬었음 147만5000명, 18시간 미만 취업 96만3000명, 공식실업자 88만9000명이었다.
지난해 18시간 미만 취업자는 1997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다였다. '쉬었음' 인구도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구직단념자는 2000년 16만5000명 이후 최다였다. 지난해 구직단념자 중 남자는 전년 대비 38.9% 늘어난 9만9000명으로 연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실업자는 전년보다 15.5% 늘어난 88만9000명으로 2001년(89만9000명) 이후 가장 많았으며 증가율로는 구직 4주 기준으로 집계한 2000년 이후 최고였다.
통상 아르바이트 수준으로 실업자 범주로 보는 18시간 미만 취업자수도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다였다.
특히 경제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1569만8000명으로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였다. 이 가운데 남자는 527만8000명, 여자는 1042만명으로 각각 역대 최고치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가 넘은 인구 가운데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어 경제활동을 포기한 인구를 이르는 말이다.
최근 직장을 잃어 육아·가사를 전담하고 있는 주부, 취업 중인 학생, 휴·폐업한 자영업자 등이 구직을 아예 포기한 경우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고 비경제활동 인구로 포함된다.
비경제활동인구는 2000년 1405만2000명을 기록한 이래 2006년 1478만7000명, 2007년 1495만4000명으로 1400만명선을 유지했다가 2008년 1525만1000명으로 처음으로 1500만명대에 진입했다.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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