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주 자구책 불구 하락세 지속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상장사들의 구조조정 방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관련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구조조정 내용이 채권단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과 함께 향후 실시될 재무구조 개선 조치들이 시장에서 악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금호그룹의 앞길은 여전히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5일 금호그룹은 임원 수를 20% 줄이고 전 임원의 임금을 20% 삭감하며, 전 사무직에 대해 1개월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보유자산을 매각해 1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관련 주가는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금호석유는 전날보다 200원(0.96%) 내린 2만650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2.10%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금호그룹이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쳐 두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에 착수해도 당장 투자자들의 냉담한 시선을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안병국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그룹 구조조정의 핵심이 됐다는 점 이외에도 부실 부분이 크다는 특징을 갖는다"며 "워크아웃 과정에서 감자를 비롯해 다양한 악재들이 돌출될 수 있는 만큼 주가가 제자리를 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호석유를 비롯한 다른 계열사들에 대한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박대용 현대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 자체만 놓고 본다면 2010년 영업이익이 글로벌 자동차 생산 회복에 힘입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주가는 이런 개별 기업의 업황보다는 그룹 전체의 구조조정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고 평가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영업실적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지만 주가는 그룹리스크에 발이 묶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구조조정의 방향이 확실해진 계열사의 경우 주가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대용 연구원은 "다른 계열사와 달리 금호석유화학 등은 회사 자체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 방향이 확실해 지면 주가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병국 팀장도 "대우건설의 경우 산업은행이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고 돌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며 "그런 요인들이 대우건설 주가의 낙폭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우건설은 다른 금호그룹주와 달리 0.38% 상승 마감했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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