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집단행동 금지' 놓고 정부와 엇박자(?)
대법원이 법원공무원 규칙을 개정하면서 애초 안(案)에 포함된 집단 정책반대 금지조항 등을 제외한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을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다.
3일 대법원에 따르면 법원공무원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집단적인 정책 반대 및 근무기강을 해치는 복장착용 금지 조항을 넣었으나 지난달 말 규칙을 확정할 때는 이를 제외했다.
제외된 안은 집단이나 연명, 또는 단체 명의로 국가 정책 수립이나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 및 정치적 주장을 나타내는 복장ㆍ물품을 착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대신 공무원이 명령을 준수해 근무 기강을 확립하고 질서를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과 품위를 유지할 수 있게 단정한 복장을 해야 한다는 조항을 그대로 뒀다.
반면 정부는 지난해 국가ㆍ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을 개정하면서 대법원이 제외한 규정을 추가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같은 행위를 한 공무원이라도 소속이 어디냐에 따라 징계 등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 있어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
법원공무원 규칙은 대법관 13인이 참석한 비공개회의에서 개정돼 해당 조항이 제외된 이유가 명시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한 판사는 "이미 국가공무원법에서 집단행동 금지나 품위유지 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어 하위 법령인 법원 규칙이 이를 따로 정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국선언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간부 등을 재판해야 하는 사법부가 관련 규칙을 만들어 이를 미리 재단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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