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은행권 님(NIM)은 어디에?
경기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내년 은행권의 수익성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의 예금·대출 비율 규제를 앞두고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의 개선은 제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14일 은행권과 증권가에 따르면 내년 은행권의 수신 유지 비용 증가로 순이자마진 개선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예대율 규제가 실시될 경우, 은행들의 수신 유지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일 '2010년 경제운용방향'을 통해 은행권에 대한 예대율 규제에 나설 것을 밝혔다. 세부적인 규제 내용은 오는 16일 금융위원회의 업무보고에 담길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예대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수신에 비해 대출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월말 현재 은행권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포함한 예대율은 97.6%, CD를 제외한 예대율은 112.4%를 기록한 바 있다.
구용욱 대우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11월 대출 증가율은 4.7%를 기록해 전월의 4.9%에서 0.2%포인트 하락했다"면서 "이는 지난 2008년 7월 전년 대비 16.1% 증가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월부터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를 보완하던 대기업 대출 증가세가 회사채 시장 회복으로 올들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들어 상반기 회복세를 보이던 가계주택대출의 증가세가 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다시 약화되고 있는 것도 대출 증가율 하락의 배경이라는 평가다.
대출 성장은 하향 추세인 반면 수신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은행의 시장성 수신과 은행채 조달을 제외한 수신은 지난달 전년 대비 12.5% 줄었다.
수신증가율도 9월에 정점을 친 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대출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실시를 앞두고 은행들이 사전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 연구위원은 "예대율 규제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은행들의 수신 유지 비용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정 수준에서 예대율을 유지하면 조달 비용에 대한 관리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은행권 순이자마진이 2.5%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올해 추정치 2.3%에 비해 0.2%포인트 정도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은 조달금리 하락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신 비용이 예상보다 늘어날 경우 순이자마진의 개선 역시 예상보다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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