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SSM 가맹사업 제안…소상공인 "글쎄"

2009-12-10 18:16

“홈플러스의 SSM 브랜드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간판을 달고 영업할 수 있는 동네 슈퍼마켓은 한정될 것이고 결국 영세슈퍼가 피해를 입는 결과는 마찬가지다.”(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우리(홈플러스)는 경쟁사들에 비해 점포 규모가 작고 운영 시스템도 다르기 때문에 매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도 수익성 있는 구조가 가능하다. 성공을 자신한다.”(홈플러스)

홈플러스가 지난 9일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영세상인들의 반발을 해소하기 위해 가맹사업 모델을 해법으로 내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성공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홈플러스는 자사와 가맹점주 모두 수익을 얻는 ‘윈-윈’ 모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익을 보장해줄 만큼 매출을 올리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홈플러스가 내놓은 모델은 ‘홈플러스 상생 프랜차이즈’ 사업.

이 모델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점포 임대료·임대보증금·권리금·인테리어 비용·감가상각비 등을 모두 부담한다.

대신 가맹점주는 상품보증금 등 1억8000만원과 가맹비와 필수소모품비 1800만원을 투자한다. 이후 회사와 가맹점주는 총 매출에서 비용을 제하고 남은 수익을 55대 45로 분배하는 형태다.

이 뿐 만이 아니다. 홈플러스는 점포 수익이 얼마가 나든 가맹점주는 월정액의 최저 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들어가 연간 5500만원의 수입을 보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단 계약은 3년 단위이며 이후 실적에 따라 재계약 심사를 받게 된다.

홈플러스의 이런 방침에 중소상인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현실적으로 수익을 보장해줄 만큼 매출을 올리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가 가맹점주에게 연간 최소 5500만원의 수익을 보장해주면서 자체적인 영업이익도 남기기 위해서는 SSM 매출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달성해야 한다.

업계는 평균 330㎡(약 100평) 규모의 점포 운영으로 얻는 이익율이 총매출액 대비 3~5% 가량이라고 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최소한의 이익을 내면서 점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월평균 매출이 3억원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소상인들은 이번 가맹 사업 모델을 일시정지 권고를 받은 50여개 점포를 일단 가맹 점포로 전환해서라도 개점하려는 의도라고 의심하고 있다.

현재 기업형슈퍼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중소기업청이 집계한 관련 조정 신청 85건 가운데 51건으로, 6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 홍보실은 “일차적으로 가맹사업 차제가 불투명하다. 지난 달 이후 정부와 국회에서 이 같은 문제가 공론화된 후 물타기식의 사업모델”이라며 “특히 연간 5500만원의 수익보장은 인건비와 기타 소모비 등을 포함하면 오히려 적자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아직은 소상공인 측에서 우리가 제시한 모델의 성공여부에 의구심을 갖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난 9일 약 50건의 개점 문의가 있었다. 연내 1호점을 오픈하고 실적을 통해 성공모델이라는 것을 보여 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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