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바닥 다졌지만 천장도 두텁다
2009-11-24 15:56
국내 증시에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점차 옅어지고 있지만, 추가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들 또한 굳어지는 양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우리 증시가 금융위기에서 가장 빨리 탈출한 시장 중 하나이지만 지금은 외부의 경제 여건이나 내부의 자금 흐름 모두 시장에 신선함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외 소비의 극적 회복 같은 강한 동력이 출현해야 강세장이 다시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주가지수와 충분히 낮아진 주가수준은 증시의 발판으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재료들이다.
국내 증시의 12개월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이익비율(PER) 10배는 미국(14배)이나 일본(20배)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뚜렷하게 낮고, 이는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대신 한국 주식을 사게 만드는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주요국에 비해 우리 증시에 속한 기업들이 이미 금융위기 이전 영업실적 수준을 회복했다는 분석 또한 시장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을 합쳐 간신히 5조원이 될 정도로 취약한 수급 기반은 증시의 앞길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지난주 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하고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거래량이나 거래대금이 늘지 않아 단기간에 방향성을 단정짓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가 1,620선을 넘어선 지난 19일과 20일 순수 주식형펀드 잔고는 각각 1천300억원과 902억원 줄어들었고, 이는 지수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하려 한다는 그동안의 분석을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펀드 환매로 매수 기반이 위축될 것이라는 염려 또한 부채질했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11월 소비자심리지수(CSI)가 113으로 지난달의 117보다 4포인트 떨어지며 8개월 만에 하락한 점 역시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같은 주요 해외 시장에서 소비가 되살아나면 시장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저축 성향이 높아 잠재 수요 촉발에 따른 연말 특수가 기대된다"며 "우리와 미국 소비관련 업종 주가의 상관관계가 큰 만큼 미국의 소비 관련 경제지표가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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