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하우스의 굴욕…미분양누적에 '애물단지'
명품주택의 지존으로 불리던 타운하우스, 고가 주택이 예상밖의 저조한 분양률을 보이며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프리미엄보장제, 분양가 할인 등의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나 미분양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고가 주택이 이처럼 외면받고 있는 이유는 위치나 시설 등에서 최고급을 지향하지만 한 채당 수십억원을 호가하는데다 환금성이 낮아 투자 상품으로도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공사기간이 1년 정도에 불과해 분양대금을 단기간에 마련해야 하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화성산업은 최근 용인 보라지구 '화성파크드림 프라브' 타운하우스 잔여세대에 대해 분양가의 10%(3700만원) 프리미엄 보장제를 도입했다. 이달말 입주예정이지만 261가구 중에 현재 20가구 정도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제2금융권까지 확대되면서 수요자들의 심리도 위축된 것 같다"며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에다 발코니 무료확장, 취등록세 할인 등의 혜택이 있어서인지 문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건설도 용인 동백지구 '동백 어울림' 타운하우스를 할인 분양하고 있다. 분양가의 최대 27%를 할인해주고 있으나 소진률은 저조한 편이다. 258㎡~279㎡ 48가구 중 11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골프 회원권과 함께 투자처로 각광 받았던 골프 빌리지도 비상이 걸렸다. 골프장 정회원권과 주중회원권을 부여하고 무료 체험 행사를 실시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에도 분양률은 저조하다.
서울 강남에서 불과 20분에 오갈수 있는 경기도 용인시의 컨트리클럽 내 조성 중인 고급 골프하우스는 전체 가구의 20%만이 분양된 상태다. 사회지도층 등 VIP 고객들을 상대로 무료체험 행사를 벌였지만 가구당 최고 40억원에 가까운 분양가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벽을 넘지 목하고 있다.
아예 골프텔 분양을 사실상 중단한 건설사도 있다. 우남건설은 서산 윈체스트W1의 분양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해말부터 분양에 나섰지만 600구좌 모집에 100구좌도 못미치는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우남건설 관계자는 "내년에 500구좌에 대한 2차 분양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그동안은 비회원을 중심으로 골프텔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팀장은 "고가 주택이나 골프빌리지 등은 주로 수도권 외곽에 위치하면서도 가격은 상당히 고가여서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며 "특히 일반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고 시세차익도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고가 주택 분양시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