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젊은 외국인 행장에게 거는 기대
SC금융지주가 젊어졌다.
다음달 퇴임하는 데이비드 에드워즈(David Edwards) 대표이사(CEO)를 대신할 리차드 힐(Richard Hill)현 재무담당최고임원(CFO)의 나이는 45세다. 전임 행장에 비해 10살이나 어리다. 국내 6개 지주사 대표 가운데서도 가장 젊다.
신임 힐 행장은 이색적인 경력을 갖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입사 전에는 19년 동안 와인 및 주류업계에 종사하면서 영업, 마케팅, 파이낸스 등 여러 분야를 섭렵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직원들과 함께하는 술자리를 즐겨한다. 활동적이고 사교적인 성격이 보태기 했을 것이다.
5개국 언어에 능통한 힐 행장이 요즘 점심때마다 '한국어 삼매경'에 빠진다. 주말에는 한국어 가정교사까지 불러 '나머지 공부'에 열중이다. 은행 관계자는 '힐 대표의 한국 사랑이 남다르다"고 귀띔한다.
SC금융이 갑자기 젊어진건 아니다. 30년 동안 은행권에 몸 담아온 에드워즈 행장이 '쉬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친 지난 5월부터 '젊어질 준비'를 해왔다는 후문이다.
한 부행장급 인사는 "신임 힐 행장이 지난 1년동안 대표이사가 되기 위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며 "모든 주요 회의에 참석했으며 에드워즈 행장이 없을 때는 대부분의 업무를 대행해왔다"고 전했다.
SC금융은 신임 힐 행장을 통해 소매금융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에드워즈 행장이 30년 넘게 은행에서만 일한 정통 '뱅커(Banker)'라면 힐 행장은 다양한 업무를 거친 '영업(Sales)'맨"이라며 "SC금융지주가 앞으로 소매금융을 활성화하는데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 젊은 외국인 행장을 둘러싼 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다. 힐 행장은 지난 국감에서 지적당한 당기순이익 과소계상 논란, 중소기업 '꺽기(구속성 예금)'로 주의 제재, 과도한 가산금리 책정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는 일이 선결과제다.
지난 7월 지주사 전환 이후, 자회사 및 손자회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일은 행장이 아닌 지주사 대표로서 풀어가야할 임무다.
한 시중은행 연구위원은 "현재 SC금융지주를 둘러싼 당면과제가 많아 젊은 행장에겐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새로운 인물을 발탁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영업(Sales)'맨 힐 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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