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국감) "석유공사, 1000억원 투자해 벌어들인 돈은 0원"

2009-10-09 12:58

석유공사가 석유 자주개발율을 높이기 위해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사들인 예멘 4광구에서 지난 1년동안 벌인들인 돈이 '0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소속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주승용 의원은 9일 열린 석유공사 국정감사에서 “에멘 4광구는 당초 일일 생산량이 07년 1535배럴, 08년 1만2738배럴, 09년에 1만8412배럴로 각각 추정했으나, 실제 생산량은 07년에 예측량의 7.2%인 111배럴, 08년에는 예측량의 0.8%에 불과한 106배럴, 그리고 09년에는 예측량의 0.5%인 102배럴 뿐”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 2007년5월 예멘 국영석유회사(YICOM, 와이콤)와 50:50의 지분으로 예멘4광구에 대한 지분참여계약을 체결했고 작년 5월 공동운영권을 인수해 운영을 개시했다.

당시 석유공사가 예멘 4광구에 투자한 금액은 취득비 5510만 달러와 사업비(운영·유지비용) 2643만 달러 등 총 8153만 달러(약 978억원, 환율 1200원 적용시)에 달했다. 

또 예멘 4광구의 매장량을 개발광구 3600만 배럴과 탐사광구 2억1700만 배럴을 합한 총 2억5천만 배럴로 추정했다.

개발광구의 일일 생산량도 ‘07년 1535배럴, 08년 1만2738배럴, 그리고 09년에는 1만8412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실제 생산량은 07년 111배럴, 08년 106배럴, 그리고 올해는 예측량의 0.5% 뿐인 102배럴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07년5월부터 현재까지 2년4개월 동안 생산된 원유는 총 8만7000배럴이며, 그 가운데 우리 측 몫은 4만3500배럴에 불과하다.

주 의원은 “통상 100만 배럴 정도는 돼야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 정도 물량은 판매도 할 수가 없어 원유선적터미널에 있는 저장탱크에 보관중”이라며 “즉 운영개시 2년4개월 동안 판매수익이 0원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 의원은 “약 1천억원을 주고 인수한 유전의 생산량이 예측량의 0.5%에 불과해 1년이 지나도록 판매도 못하고 저장만 하고 있다니 기막힐 노릇”이라며 “사전에 해당 국가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파악 못하고 약 1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했다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그리고 이제 와서 공사 내부적으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 누가 이런 부실 유전을 사려고 하겠는가”라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은 “예멘 측의 행정처리 지연 및 광구 주변 부족들의 작업방해로 인한 작업지연 및 후속작업 순연 때문”이라며 “직원안전 문제 때문에 매각을 검토한 적은 있지만, 채산성 문제 때문이 아니었고 지금은 매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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