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중일 정상회담] 세계경제회복 아시아기업이 이끈다
세계적인 경기후퇴로 글로벌 경제축이 신흥국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아시아권 기업들이 미국 시장의 권력 공백을 틈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세계 최대인 미국의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운이 가장 짙은 쪽은 자동차업계로 특히 미국시장 점유율 1위를 꿰차려는 도요타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최근에는 창업주 가문 후손인 도요다 아키오를 사장으로 앉히는 등 전열도 새로 다지고 있다. 창업 정신으로 무장한 아키오 사장은 북미지역 법인의 자립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게임업체인 소니 역시 게임시장에서의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파격적인 가격할인 및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니는 내달 초 신제품인 ‘PS3 슬림’을 선보이면서 가격을 100달러나 내린 299달러로 책정했다. 또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게임 쇼 행사에서 "신제품인 `모션 컨트롤러' 시스템이 내년 봄 출시될 것"이라며 "이 신제품은 카메라 장치와 동작 제어 지팡이 등을 이용하는 신개념 게임기"라고 소개했다.
중국기업들도 선진국들의 약세로 선전하고 있다. 중국 토종 완성차업체인 비야디(BYD)는 올 초 'F3DM'이라는 이름의 전기차를 처음 선보이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워렌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BYD 지분 10%를 인수했고 BYD가 내놓은 F3는 올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로 꼽히고 있다. BYD의 시장가치는 1407억 홍콩달러(182억 달러)에 달한다고 블룸버그는 추산했다.또 BYD는 독일 자동차 메이커 폴크스바겐과 맺은 전략적 제휴를 기반으로 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1982년 중국의 조그만 컴퓨터 제조업체로 시작한 레노버(Lenovo)는 미국의 PC공룡인 IBM의 PC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단번에 세계 3위로 뛰어 올랐다. 이후 레노버는 IBM의 기술력은 물론 해외네트워크까지 흡수하면서 명실상부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선다. 당시 미국 언론은 IBM 판매 대리점에 불과하던 회사가 미국의 PC공룡을 삼켰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중국정부가 농촌의 정보화를 위해 시행한 가전제품 보조금 정책 덕분에 레노버는 올해 1~6월까지 농촌지역에만 4만8374대 PC를 팔아 중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Haier)그룹의 경우 인수·합병(M&A)을 통해 성공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대표적인 아시아기업이다. 캉롱핑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 겸 세계중국기업연구소장에 따르면 하이얼의 해외진출 키워드는 점진적인 영향력 확보였다. 일단 문화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큰 차이가 없는 홍콩에 상장회사를 설립했고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로 진출했다. 이후엔 미국과 유럽지역으로 세를 넓혔다. 이러한 점진적 전략으로 하이얼은 2007년 기준 64개 계열사 중 19개사를 해외시장에 상장시켰고 29개 제조공장 중 24개를 해외 현지로 옮겼다. 또 8개 디자인센터 중 8곳과 16개 산업단지 중 4곳을 해외에 두는 등 하이얼은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을 선도하고 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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