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 심포지엄) "녹색성장 기본법 처리 더이상 미루지 말라"

2009-09-27 17:37

국회서 반년 넘게 표류..여야, 녹색성장기본법 처리 격론
한 "9월 정기국회서 우선 처리" VS 민주당 "무늬만 녹색성장" 비판

23일 국회에서 열린 '녹색성장 정책의 방향성 점검을 위한 간담회'에서는 반년 넘게 국회에 표류중인 녹색성장기본법 처리를 두고 여당인 한나라당과 야당인 민주당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나라당 위원들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조속한 처리를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무늬만 녹색성장'이라고 비판하며 호락호락하게 통과시켜주지 않을 분위기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녹색성장이 산업과 환경이 연결되고 정부의 조세지원 등 각종 지원정책이 수반돼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일원화된 조정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을 받았다.

◆녹색 정책 수립기관, 강한 정책조정기능 필요

발제자로 나선 박찬호 저탄소 녹색성장 국민포럼 정책분과위원은 "녹색성장 정책수립 기관의 강력한 정책 조정기능이 필요하다"며 "동시에 규제기관의 일원화 또는 규제 협력시스템을 재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녹색성장위가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중앙정부 등의 추진계획을 심의 조정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녹색성장은 산업과 환경이 연결되고 정부의 조세지원 등 각종 지원 정책이 수반돼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조정체계가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박 위원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량을 동시 규제대상으로 한정할 것인지 여부 등 규제대상의 문제를 제기해 여야 의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은 "초기에 녹색성장 문제를 환경에 방점을 두고 있는 규제로 볼 것이냐, 아니면 산업적 측면으로 볼 것이냐 논란이 있는데 현재 이명박 정부는 환경문제를 아우르는 성장의 전략으로 보고 있다"며 환경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미임을 강조했다.

◆여야, 녹색성장기본법 처리 '이견'

지난 2월 국회에 제출된 녹색성장기본법은 반년 넘도록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관련법이 통과되지 않아 정책 집행은 물론 녹색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 등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여야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녹색성장법 처리에 대한 입장이 엇갈렸다.

저탄소 녹색성장 국민 포럼 대표를 맡고 있는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환경보호나 에너지절약은 국민들 입장에서는 계몽적인 시각으로 보기도 했는데 이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이어 "국제사회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여러가지 제도들을 도입하고 있고, 에 너지가 고갈되면서 가격이 급상승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깨끗한 효율적인  에너지활용을 하지 않으면 그동안 누려온 경제성장을 할 수 없다"고 정기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반면 국회 기후변화특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우제창 의원은 "녹색성장 기본법은 기술, 산업, 에너지, 국토, 교통물류 등 우리 사회 모든 분야의 발전방향을 시장 만능주의, 기업 프렌들리로 이끌고 갈 우려가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특히 "이 법은 그 내용의 중요성에 비춰볼 때 지나치게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보이며 그 내용에 대한 발상의 전환과 함께 보다 폭넓은 여론의 수렴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녹색성장법 처리 지연, 후속정책·세제지원 등 차질

녹색성장기본법은 지난 3월 국회로 갔지만 반년 넘도록 법안 심의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지난 4일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녹색성장기본법을 우선 처리키로 당론을 모았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4대강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녹색성장기본법 저지를 위해 당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문제는 녹색성장 5개년의 첫해 계획했던 정책들이 발목이 잡혀있다는 점이다.

특정 기술·프로젝트·기업이 녹색분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정부가 확인해주는 녹색인증제가 대표적 예다.

인증제가 없으면 녹색산업 투자자에게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녹색기업에 신용보증,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대책들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아주경제= 송정훈·이나연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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