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임금삭감 '정부가 나섰다'

2009-09-21 15:32

금융공기업들의 기존 직원들에 대한 임금삭감이 본격화 된다.

정부는 임금삭감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반발하고 있는 공기업 노조측의 움직임을 예산삭감과 경영평가 등을 동원해서라도 실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기존직원 급여 5%를 삭감하고 올해 연차휴가 25% 의무사용을 주 내용으로 하는 노사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은은 올들어 임원연봉의 10%와 대졸초임 연봉 20%를 삭감했다. 1급과 2급 직원은 지난 4월부터 매월 급여의 3~5%를 반납하고 있으며 이는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자산관리공사 등 다른 금융공기업 역시 임금 5% 삭감과 관련 노조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정부의 임금 삭감 의지가 강한 상황이어서 대다수 금융공기업의 임금 삭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금융공기업에 대한 예산승인권을 정부가 갖고 있어 기관장을 비롯해 기관에 대한 경영평가에서 상여금에 불이익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10월부터 임금 5% 삭감을 공지했으며 기업은행 역시 임금 설명회를 통해 조정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노조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은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경영진의 임금삭감 제안은 중앙은행 구성원으로서 성실하게 업무에 전념해온 직원들에 대한 배신행위라면서 "경영진은 중앙은행의 백년대계와 직원들의 자긍심을 위해 임금삭감안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을 비롯해 수출입은행과 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기업 노조는 사측과 개별 협상을 금지하고 금융노조에 임금 협상을 맡기기로 연대했다.

한편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3개 은행의 노사는 일단 기존 직원 월급여 5% 반납 등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