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현대사를 재조명하다 블랙 코미디 ‘다윈의 거북이’
사진: 스페인 연극 '다윈의 거북이'가 다음달 9일부터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
후안 마요르가의 스페인 연극 ‘다윈의 거북이’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올린다. 공연은 에르네스또 까바예로의 연출로 2008년 마드리드에서 초연됐던 최신작이다. 공연은 다음달 9일부터 11월 1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펼쳐진다. 올해의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참가작으로도 선정됐다.
1835년 다윈이 갈라파고스 섬으로부터 데려온 거대한 암 거북 헤리엇이 2006년 175살의 나이로 숨졌다는 뉴스를 접한 스페인 극작가 마요르가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다윈의 거북이’는 영어·불어·이태리어 등으로 번역돼 세계 각국에서 공연되고 있다.
이 연극은 다윈의 집을 나온 거북이 헤리엇이 영국·프랑스·러시아 등을 옮겨 다니며 20세기 근현대사의 현장을 목격했으며, 점점 인간으로 진화해갔다는 기이한 픽션을 담고 있다. 우리는 이를 통해 19세기 말 이후의 세계사를 비판적 시각으로 돌아보게 되는 동시에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등의 본질적인 의문에 봉착하게 된다.
‘다윈의 거북이’는 다양한 음향·기록된 영상·시적 이미지 재구성을 통해 연극적 상상력을 극대화한 입체적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2009년은 찰스 다윈의 탄생 200주년의 해이자 ‘종의 기원’ 출판 150주년이다. ‘다윈의 거북이’라는 연극을 통해 찰스 다윈 및 진화론 등 과학과 역사의 담론에 대한 문화·예술적 조명의 기회를 제공한다.
스페인 연극으로는 가르시아 로르까 외에 한국에 알려진 작가는 거의 없다. 스페인의 토속적 정서는 우리나라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지만 공연예술계의 상업적 경향으로 인해 오랫동안 주목 받지 못했다.
스페인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호의적인 정서를 고려, 문화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특히 내년 2010년은 한국과 스페인의 수교 60주년이 되는 해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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