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 이귀남 법무장관 후보자 추가 의혹 제기
이귀남 법무장관 후보자의 1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후보자의 도덕성을 집중 추궁하는 한편 직무적합성 여부에 대해서도 꼼꼼히 따졌다.
여권내부에서조차 '위장전입'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자진사퇴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이날 야당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은 물론 차명 매입 의혹등을 추가로 폭로하는등 공세를 이어갔다.
시종 곤혹스러운 표정속에 이 후보자는 최대한 몸을 낮추는 가운데에서도 검찰 개혁 등에 대한 소신을 밝히는 대목에서는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 위장전입 "거듭 사과"..부동산 투기 의혹 추가 = 이 후보자는 이날도 위장전입 사실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그는 부인과 장남이 1997년 9월1일 실제 거주지였던 서울 용산구 이촌동 아파트에서 용산구 청파동 주택으로 주소를 이전했다가 이듬해인 1998년 3월18일 이촌동으로 다시 옮긴 것을 놓고 "부적절한 처신으로, 잘못됐다"며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자는 지난 1998년 10월 이촌동 소재 아파트를 구입할 당시 실제 매입가보다 8750만원 낮게 매입금액을 신고해, 이른바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 가족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동생이 지난 2002년 10월 서울 이촌동 소재 아파트를 구입했고 1개월 뒤 후보자의 배우자는 해당 아파트에 대해 매매 예약 가등기를 설정했다며 부동산 투기 아니냐고 캐물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도 인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서도 후보자의 부인이 비슷한 방식으로 매매 예약 가등기를 설정했다고 폭로해 부동산 투기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 불법 집회. 노조 행위 "엄정 대처" =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검찰 개혁이 정국의 주된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에서 후보자의 직무 적합성과 평소 소신에 대해서도 의견을 청취했다.
우선 검.경 수사권 독립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대해 이 후보자는 "검찰도 법원에 사법적 통제를 받고 있듯이 경찰도 검찰의 지휘 통제를 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검찰의 자정기능 강화 방안에 대한 홍일표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내부 암행감찰과 교육을 강화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다.
이 후보자는 또 사형 집행 여부를 묻는 박민식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집행된 지가 10년이 조금 넘은 것으로 아는데 여러 의견을 종합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노동장관 후보자 청문 일정 난항 = 한편 여야는 전날 연기된 임태희 노동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협의를 막후에서 벌이고 있다. 그러나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의 사과 요구를 한나라당이 거부하는등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일정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진 한나라당 환노위 간사와 김재윤 민주당 간사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 청문회 연기 책임을 놓고 설전을 펼쳤다.
조 의원은 청문회 개최와 무관한 추 위원장의 사과요구는 부적절하다며 민주당의 전향적인 입장선회를 촉구했지만, 김 의원도 "국회 신뢰와 신의마련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사항"이라고 말해 굽힐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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