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최대 지부‥전체의 7% 차지
현대차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최대 지부다. 전체 조합원이 4만5000여명으로 65만 명인 민노총 노조원 중 약 7%에 해당한다. 이번 선거를 노동계 안팎에서 주목하는 이유도 투표결과가 향후 노동운동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22년 전인 1987년 7월 24일 오후 4시에 정성규 외 34명이 처음 결성한 것이 시초다. 1995년 민주노총 결성 이후 산하로 편입됐으며, 2006년 자동차업체를 주축으로 한 금속산별 노조로 전환해 현 체제를 갖추게 됐다.
최초의 파업은 1988년이었다. 이때를 시작으로 1994년을 뺀 20년간 매해 파업을 진행해 노동계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든 대표적인 강경 노조로 불려 왔다. 지난해 말까지 파업일수만 1년여에 가까운 361일이나 된다. 이로 인한 피해만 생산차질이 108만대, 매출 손실이 11조원이나 된다.
2006년에는 파업으로 순이익이 무려 47%나 감소했다. 당시 국내 판매량보다도 많은 14만1882대를 생산하지 못했다. 작년에도 4만4645대를 생산하지 못했다. 이로 인한 생산 차질금액만 6905억 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그해 9월 내수가 전년 동기보다 35.3%나 감소한 3만1449대에 그쳤다. 노조의 파업이 회사에 치명적인 손실을 가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KT의 민노총 탈퇴에 이어 쌍용차가 완성차 업계 최초로 금속노조에서 탈퇴하며 강성 기조가 누그러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효화 됐지만 이번 투표에서 온건파가 1위를 차지했던 것이 이를 증명한다. 때문에 향후 투표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노동계 안팎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현대차 노조와 같은 사례를 찾기가 어렵다. 미국의 전미자동차 노조도 강성 기조를 벗고 2015년까지 무파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55년 동안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노조를 이야기 할 때 자주 비교되는 곳이 울산의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강경 투쟁을 주도했었지만 1995년 이후 14년째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현대차 노조의 선거가 국내 노동계의 기조를 바꿀 시초로 보고 있다.
남용우 경총 노사관계대책본부장은 “(그동안) 국내 노조는 양보교섭 관행 없이 노조 입장만 주장해 왔다”며 “(변화에 맞게) 노조 역시 양보를 통해 회사와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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