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강현 석유협회장 "정유업계, 외부적 요인과 규제로 어려움 커져"
오강현 대한석유협회 회장이 환경 규제와 세계 각국에서 본격화되고 있는 수출형 정유사업 등으로 국내 정유업계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오 회장은 15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석유산업이 당면한 어려운 점과 과제가 많다"면서 "환경규제는 말할 것도 없고 산유국과 인도, 중국 등의 나라들이 수출형 정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제시설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다 보니까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같은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지금의 한국의 정유산업은 미래를 준비하기에 미흡한 상황"이라며 "게다가 올해 상반기 정유사들의 영업손실은 정제마진 축소 등으로 인해 2762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40%나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러나 업계가 처한 실상과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만 사이에 괴리가 있어 정유업계 측면에서 봤을 때 억울한 면이 많다"고 덧붙였다.
오 회장은 정부의 석유 유통단계별 가격 공개 방침에 대해 "세부적인 유통단계별 가격공개에 앞서 현재 시행중인 정유사의 공급가격 공개 제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우선시되야 한다"면서 "정책의 합목적성 뿐만 아니라 정책 수단의 형평성과 합리성을 고려해 가격 인하 효과가 있는지 지켜보고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 회장은 또 "주유소끼리 부가서비스를 줄이고 가격으로 승부하는 것은 바람직한 부분이지만 박리다매 전략을 취하고 있는 정유사들이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에서는 기존 정책에 대한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유사간 가격경쟁에 대해서는 "정유사들간의 경쟁은 있지만 석유제품가격 형성과정이 단순해 사실상 가격경쟁은 이뤄지기 힘든 구조"라면서 "정유산업의 사업 모델이 단순해서 가격 경쟁 여지가 근본적으로 적은데다 정유사들간에 가격 결정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는 형태"라고 말했다.
또 국내 소비자가 인상요인으로 석유협회측은 "올해 들어 정부의 유류세 10% 인하조치가 종료돼 휘발유 값이 ℓ당 약 83원 인상됐으며 올해 3월부터 원유 관세가 2%포인트 인상되면서 휘발유 값이 ℓ당 약 11원 인상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근 불거진 내수가격 논란에 대해 "수출시 원유도입 정부부과금 환급(약 28원/ℓ)외에도 수출시 운임 및 보혐료를 수입 측이 부담하는 것과 달리 내수 공급시 수송비와 저유비 등이 ℓ당 약 35~40원 발생하고 황함량 10ppm 경유의 경우 품질차이로 내수가가 수출가보다 ℓ당 21원 정도 높기 때문이라고"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오 회장도 "소비자 가격에서 원유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35% 정도여서 국제원유가격이 크게 내렸다고 소비자 가격도 같이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