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09)한국 전자업계, 세계 ‘넘버원’ 위상 과시

2009-09-08 15:46

2009년 9월 4~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09’에는 50년 전 선진국의 전자제품 하청 기지였던 한국은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세계 가전 시장의 리더로서 다음 세대를 이끌어가는 대한민국만이 있을 뿐이었다.

   
 
  'IFA 2009'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가전제품을 관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업계 최대 수준인 5475m²(약 1660평)의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경쟁사에 비해 앞선 기술과 규모를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29mm 초박형 LED TV 라인업을 출품, LED TV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서는 한편 31인치 OLED TV와 해상도가 풀HD TV보다 4배 상당 개선된 82인치 울트라 HD LCD TV를 전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아울러 향후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연동해 리모컨 하나로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될 7인치 액정 리모컨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우선 ‘LED 커플’ TV를 통해 이 리모컨을 선보인 뒤 차차 그 적용 범위를 넓혀나갈 방침이다.

LG전자 역시 가장 얇은 부분이 24.8mm에 불과한 직하 방식의 슬림 LED TV를 전시했다. 아울러 29mm 두께에 불과한 ‘보더리스’ LED TV도 선보였다. LG전자는 보더리스 제품을 통해 세계 TV 시장 1위 경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국 기업에 대한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 열기도 경쟁국보다 뜨거웠다.

3일 열린 삼성전자 프레스 컨퍼런스에는 내외신 기자 850여명이 자리를 채웠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기자들이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채 밖에서 연설을 들듣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는 4일 열린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의 개막 기조연설에서도 똑같이 재연됐다.

LG전자 프레스 컨퍼런스 역시 600여명의 언론인이 자리를 채웠다. 이는 소니(450여명), 파나소닉(300명) 등 일본 업체의 컨퍼런스 참석 인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은 “1998년 처음 참가한 국제 전자 전시회에서 삼성전자는 가까스로 48m²(약 15평) 크기의 부스를 얻는데 그쳤지만 올해 IFA에서 삼성전자는 5475m²(약 1660평)의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가전의 높아진 위상을 설명했다.

한편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2010년을 ‘3D TV' 원년으로 선언하며 차세대 TV 시장 선점에 ‘올인’하는 보습을 보였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부스 내에 3D TV 제품과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이를 크게 강조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TV시장에서 1, 2위 자리를 내어준 일본 기업들이 시장 탈환을 위해 3D TV에 명운을 건 것 같다”며 “LED TV 시장을 선점한 한국 기업들이 굳이 콘텐츠 수와 기술이 완벽하지 않은 3D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없었을 뿐 제품 기술은 동등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3D TV용 안경을 쓰지 않고도 맨눈으로 3D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LG 역시 LCD와 PDP, 프로젝트 등 모든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3D 제품을 출품했다.

비교적 뒤처진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환경문제에 민감한 유럽 소비자들을 겨냥해 유럽 에너지 효율 기준인 ‘A' 등급을 20% 이상 뛰어넘는 'A++' 등급 생활가전 제품을 출시, 수년 안에 유럽 최고 생활가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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