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봄날은 갔다?"
올해 상반기 '깜짝 실적'으로 호조세를 이어가던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하반기에는 하락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같은 현상은 석유화학업계가 중국발 경기부양 효과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증가한데다 아시아 일부 공장들의 정기보수 및 사고로 인한 가동중단으로 공급물량이 축소돼 호실적을 기록했던 지난 상반기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부터 아시아 석유화학업체의 가동률이 90% 이상으로 상승하고 사우디의 페트로라비그(에틸렌 130만t, 프로필렌 90만t 규모)가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또 사우디의 얀삽(에틸렌 130만t, 프로필렌 40만t)과 SEPC(에틸렌 100만t, 프로필렌 28만5000t), SHARQ(에틸렌 130만t, 프로필렌 24만t)도 4분기 또는 내년 상반기까지 가동을 개시할 것으로 보여 공급증가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중국을 비롯해 카타르, 쿠웨이트 등의 공급증가로 3분기 석유화학경기는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하반기에는 중동과 중국지역 등 경쟁업체들의 생산설비 신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 현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중동과 중국지역의 신증설 물량의 본격적 출회로 석유화학 경기는 갈수록 어려운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며 "영업이익도 올해 4663억 원을 고점으로 빠르게 감소해 2011년에는 2118억 원까지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경기 이후의 회복세는 2011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석유화학 업계 CEO들도 석유화학경기가 하반기에 하락세로 접어들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올 하반기에는 마진을 유지하는 석유화학 시장도 중국, 중동, 인도 등의 설비 신증설로 인해 언제 하강 국면으로 돌아설지 모른다며 강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유석렬 삼성토탈 사장도 "중동과 중국의 신증설 물량의 본격 출하에 따른 공급우위 시장이 예상된다"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제품과 기술의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치중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중동의 신증설 물량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경기가 하반기부터 어려워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러나 중국 등의 나라들이 경기부양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면 올해 말까지는 호황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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