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前대통령서거) DJ, 여야 구굽없는 폭넓은 인연들

2009-08-21 01:12


한국 현대사의 거목(巨木)이었던 만큼 여야 구분없이 현역 정치인과 김 전 대통령의 접촉면은 넓었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회고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특히 현재 여야의 중진이자 핵심이 된 정치인들은 김 전 대통령과 자신만이 간진하는 추억이 하나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권 인사들은 한결같이 김 전 대통령을 '어버이와 같은 분'(정세균 대표), '정치적 사부'(정동영 의원), '정치적 아버지'(이강래 의원) 등의 표현으로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대립각을 세워온 현 여권 인사들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회상에 젖어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두번째 감옥에 갔을 때 고문을 많이 당했는데, 석방 후 동교동에 인사를 하러 갔더니 (김 전 대통령이) 웅담을 하나 주며 '고문에는 웅담이 좋으니 자기 전에 먹고 자라'고 했다"며 "저녁마다 웅담을 먹은 덕분에 빨리 회복됐다"고 회고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95년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 정계에 입문할 당시 김 전 대통령과의 연을 떠올렸다.

안 원내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저는 권노갑씨로부터 입당을 권유받았고 초대를 받아 동교동 자택에서 김 전 대통령과 오찬을 했었다"며 "당시 송파병을 제의받았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당시 나를 국민회의에 입당시키려고 자택에 초대해주신 그분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아직까지 전하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인 정몽준 최고위원도 "외환위기로 정부 내에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짓지 말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김 전 대통령이 고민 끝에 경기장 건립을 허락했다"며 "김 전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이 없었다면 2002년 월드컵은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기억을 떠올렸다.

대표적 상도동계 인사인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 역시 "젊은 시절 머리가 하얀 저를 보고 김 전 대통령은 `정치라는 게 인기 직업인데 젊은 사람이 머리가 너무 희면 안돼. 염색을 해'라고 말씀을 해줬다"며 "너무도 인간적인 분"이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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