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장관들, “휴가? 지금이 어느땐데...”
2009-08-07 02:19
부처 장관들이 휴가기간임에도 ‘민생챙기기’에 눈코 뜰 새가 없다.
MB정부 국정운영 패러다임이 ‘민생’으로 옮겨가면서 장관들도 서민 생활상 체험과 목소리 청취에 여념이 없다.
특히 경제부처 장관 중심으로 뒤숭숭한 경제상황, 정국 등을 감안해 ‘재택근무’를 하거나 휴가기간을 줄인 경우도 보인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초 1주일이던 여름휴가를 3일로 단축했다. 취임 후 6개월 동안 주말도 없이 일했던 그로서는 첫휴가이나 경제상황이 워낙 불확실하다.
실제로 그는 5일까지의 휴가 중에도 하반기 경제운용 전략을 짜고 친서민정책 구상을 하느라 사실상 ‘자택근무’를 했다는 후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친서민 행보’를 워낙 강조하기에 휴가 동안 이를 정책에 대입하는 방안을 궁리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정책은 차분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지금은 몸이 두개라도 모자를 판국”이라고 토로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윤 장관보다 한 술 더 떠 지난 3~4일 단 이틀 간 휴가를 다녀왔다.
그 또한 특별한 외출일정 없이 자택에 눌러 앉아 쌍용차 사태 등 현안을 실시간 체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이 대통령의 이문동시장 민생행보에도 동행했던 그는 휴가 후에도 쉴 틈 없이 한-러 에너지협력 협의를 위해 6일 러시아 출장길에 올랐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윤-이 두 장관과 달리 최근 2달 동안 지역경제, 건설현장 점검으로 주로 현장을 누볐다.
현장방문 와중에도 불안한 부동산 시장을 점검했으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4대강 살리기 사업 연설도 부지런히 참석했다.
평소 독서광으로 알려진 그는 지난달 29일부터 3일 간의 휴가기간 동안 자택에서 ‘2011년 부동산 대폭등 시대가 온다’는 제목의 서적을 일독하며 시장연구를 했다는 후문이다.
휴가 중 민생현장을 직접 찾은 ‘행동형’ 장관도 눈에 띈다.
지난 3일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간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은 강원도 정선ㆍ춘천을 방문해 지역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들과 사회적 일자리 창출 계획을 논의했다.
그는 휴가기간 내내 전국을 돌면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평소 즐기는 자전거 타기는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는 후문이다.
휴가 동안 충북 보은을 찾은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신분을 숨긴 채 민생을 둘러본 '암행어사형'이다.
그는 해당 지역에서 손수 갈대제거작업을 하고 면사무소에 사업내용과 급여 수준 등을 물은 뒤 떠났다고 한다.
면사무소 관계자는 “나중에 수행비서가 현장을 떠나며 면장에게 이 장관의 신분을 밝히고서야 알았다”고 전했다.
그는 휴가기간 동안 보은 외에도 전북 고창과 충남 금산 등지를 돌며 비밀리에 민생 현장을 돌아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소 전국 곳곳의 농촌현장을 시찰하던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경우 오는 7일부터 3박 4일의 ‘농촌휴가’를 떠난다. 그는 1박2일만 가족과 함께하고 절반은 농민들과 함께 보낼 계획이다.
한편, 이영희 노동부 장관의 경우 쌍용차 사태와 비정규직 대란 등 여러 현안이 겹치면서 5일부터 예정된 여름휴가 계획을 포기하고 ‘비상대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경제=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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