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분양시장이 기다려진다"
# 무주택자 김관우(40)씨는 올 가을에 분양시장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작년부터 집장만을 계획했지만 경기침체로 엄두도 내지 못했던 김씨다. 하지만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분양시장을 집중 공략해 보금자리를 마련하겠다며 김씨는 필승을 다지고 있다.
# 'A' 중견건설사 주택사업본부도 오랜만에 힘이 난다. 미뤄왔던 수도권 분양 일정이 오는 10월로 잡혔기 때문이다. 팀별 회의가 잦아졌지만 분위기는 예전보다 화기애애해졌다.
가을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모처럼 분양 물량이 늘어난 데다 전매제한 완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물량이 쏟아지며 투자자뿐 아니라 수요자들도 설레게 하고 있다.
우선 대기 중인 분양물량이 예년에 비해 증가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주택건설업계와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8월부터 연말까지 분양시장에 나올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물량은 약 8만8062가구에 이른다. 작년 같은 기간(8만4742가구)에 비해 3.9%(3320가구) 증가했다.
특히 역세권, 뉴타운 등 개발호재 지역에 나오는 물량이 많다. 건설사들이 예전에는 아무곳에나 '일단 짓고 보자식'이었다면 최근에는 분양성이 높은 곳 위주로 물량을 내놓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1, 2구역 2800여가구 등 뉴타운에서만 1만6000가구, 이 중 일반분양물량이 약 5000가구 나온다. 수도권에서는 분양가상한제 대상인 공공택지에서만 약 3만가구가 공급된다. 판교신도시, 광교신도시, 청라지구 등에서 수요자들과 만난다.
지방에서는 당진, 울산, 창원 등 산업단지 주변 아파트 물량이 분양 대기중이다. 지방은 미분양이 많지만 유독 산업단지 배후지역은 수요가 끊이지 않으며 인기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하반기 분양물량이 증가한 것은 경기가 회복되면서 건설업계가 미뤄왔던 분양물량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기다리며 연기됐던 민간택지 물량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시장에 나오는 것들이 많다.
주택 전매제한 완화 등 규제완화도 분양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전용 85㎡초과인 중대형 주택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비과밀억제권역은 1년 후 , 과밀억제권역도 3년후에는 전매가 가능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신규 취득하는 신축주택은 양도소득세도 비과밀억제권역에서는 5년간 전액 면제된다.
하지만 시장이 과열될 경우 정부가 서둘러 규제정책을 편다는 점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인 주택담보대출 한도조절과 금리인상이라는 직접적인 규제책이다.
여유자금 없이 무리한 대출금으로 분양을 받은 뒤 금리가 인상될 경우 시세차익보다 갚아야 할 이자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또 계약만 한 상태에서 담보인정비율(LTV) 한도가 줄어들 경우 중도금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 등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