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한나라당도 '갸우뚱'
이명박 정부의 주요정책인 4대강살리기 사업·감세정책에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이견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소장파·중진의원 사이에서 “정부가 4대강 사업에만 총력을 기울여 민생예산이 축소됐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與 중진, “4대강이 민생 발목”
한나라당 이경재(4선) 의원은 29일 4대강 사업과 관련 “정부가 이 사업에 올인하다 보니 민생현장에서 반드시 해야 할 것들이 중단·취소되는 게 많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인천지역 산업단지의 경우 1조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부터 가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근 폐수처리장이 4대강 근처로 가는 바람에 기존예산 중 100억원이 깎였다는 것. 아시안게임 관련 시설계획은 4대강 사업 때문에 예산을 아예 못 받는 실정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23개 업종 1300개 기업체가 내년부터 가동돼야 하나 4대강 사업예산 집행으로 모두 중단됐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물론 4대강 사업은 내년예산이 금년의 8배인 6조2000억원이 책정돼 있는 만큼 성공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중장기적으로 해야 할 사업과 반드시 추진돼야 할 사업 중 중요도를 신중히 따져 선별적으로 잘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경필(4선) 의원도 “재정적자 확대와 감세, 4대강 살리기를 다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이중 한 가지라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4대강에 22조2000억원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지 말고, 중산서민들을 위한 신성장동력 분야 등에 예산을 투입하자는 대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4대강 정비 내년예산은 과거 정부 예산 수준을 감안할 때 최대 1조원 이내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녹색성장과 관련이 깊은 철도예산을 대폭 축소했다는 점에서 정부가 말하는 녹색성장 정책이나 ‘친서민’ 기조에도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감세정책 유보해야”
정부가 유지하는 감세정책에 대해서도 ‘지금은 불필요한 감세·증세 논쟁보단 유보를 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29조원 규모 슈퍼추경 등과 세금 감세 등으로 재정적자를 피할 수 없는 마당에 여론을 의식한 감세유지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남 의원은 "올해 전체 재정적자 규모만 51조원이 예상된다"며 "국가부채도 지난해 301조원에서 올해 366조원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감세정책으로 내년 법인세 7조5000억원, 소득세 2조8000억원의 세수 감소가 예견된다는 것이다,
남 의원은 “현재로선 감세정책의 핵심은 소득세와 법인세를 어떻게 할지 여부”라며 “감세의 경우 1∼2년, 2∼3년 유예할 지 여부에 대한 당정토론 등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주경제=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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