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물가잡기, 원재료 가격 관리가 우선"

2009-07-29 14:22

한동안 환율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식품업계가 여전히 원재료 가격 상승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

정부 역시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52개 생활필수품목을 선정, 물가안정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원료비 상승에 따른 가공식품 인상에는 손을 못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빵 값을 내릴 여지가 있다는 기획재정부 용역보고서가 화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국내 가공식품 가격 반영 정도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국재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국내 식품 제조 환경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됐다.

분석대상에는 수입량이 많은 밀, 대두, 원당 등이 주원료로 쓰이는 밀가루, 식용유, 설탕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밀가루와 설탕이 주 원료로 쓰인다는 이유로 ‘빵’이 첨부됐다.

보고서는 빵의 경우 대부분 국내에서 가공된 밀가루나 설탕 등을 재료로 쓰고 있어, 국제 밀이나 원당 등의 가격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식빵에 들어가는 원재료인 밀가루나 설탕 등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평균 15~20% 정도 올랐지만, 식빵의 공장도 가격은 같은 기간 20%나 올랐다.

식빵의 공장도 가격 상승분이 원자재 구매 비용 상승분을 넘어선 것이다. 보고서는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국내 빵 가격은 인하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는 보고서의 분석대상이 핵심에서 벗어났다는 주장이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빵은 국내 업체로부터 밀가루와 설탕을 받아 쓰고 계란, 유지, 우유, 버터 등 다양한 원료를 사용한다”며 “따라서 국제원자재 가격 변동이나 환율보다는 오히려 원재료를 생산하는 국내 밀 제분업체와 제당업체의 가격 책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결국, 핵심은 가공식품들의 원재료가 되는 밀가루와 설탕, 식용유 등에 있다는 설명이다.

밀가루와 설탕 등 1차 가공식품 원료를 통해 빵, 과자 등 2차적인 가공식품이 만들어지고, 2차 가공식품은 1차 가공식품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식품 뿐 아니라 다른 생필품에도 모두 해당된다.

또 라면과 빵의 주 원료인 밀가루 가격에 대해서도 자료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6월 통계청 조사결과 밀가루 가격의 경우 2007년 9월을 시작으로 인상과 하락을 거듭 2005년 대비 69.2%나 인상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격인상 억제를 위해 생산.물류자동화, 대체원가 확보, 거래선 다변화 등 노력을 기울여온 것이 사실”이라며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원재료 물가 안정이 우선돼야 하고, 환율이나 국제곡물가격에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국내산 밀 생산량 확대 등 식량자급률 확보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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