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페트로브라스 향한 '구애작전' 치열

2009-07-29 14:17

국내·외 대형 조선사들이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임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페트로브라스가 제시한 '자국내 건조'가 수주 성공여부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브라질 현지 조선소 지분 인수 및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발주처인 페트로브라스는 대형 뇌물스캔들로 곤혹을 치르고 있어, 국내·외 대형 조선사들은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날 좀 보소

"대우조선해양은 브라질 현지 조선소 한 곳의 지분 20%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은 지난 24일 브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페트로브라스 프로젝트의 성공여부는 브라질 현지 건조장 확보에 달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인터뷰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등이 브라질 현지 조선소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업계 풍문이 일부 사실로 밝혀졌다.

삼성중공업과 STX조선해양은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분 인수를 넘어 조선소 건립도 추진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분 10%를 보유한 브라질 아틀란티코 조선소 규모가 해양플랜트 건조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고 보고, 아틀란티코 조선소의 대주주들과 해양플랜트 전문 조선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STX조선도 페트로브라스와 공동으로 합작조선소를 건립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외국 조선업체들도 바쁘기는 매한가지다.

싱가포르 조선업체 케펠(Keppel)은 기존에 보유한 브라질 현지 조선소 외에도 해양플랜트 전문 조선소를 추가적으로 건립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님은 먼 곳에

하지만 국·내외 조선사들의 분주한 움직임과는 달리 페트로브라스의 발주 소식은 더디기만 하다. 오히려 비리의혹에 휘말려 브라질 국회의 국정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여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브라질 의회가 페트로브라스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페트로브라스는 탈세와 편법계약 등 의혹을 받고 있으며 협력업체를 동원해 정치자금을 제공한 정황까지 포착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로 인해 지난 4월 대규모 페트로브라스 투자설명단의 방한으로 후끈 달아오른 대형 조선업체들의 수주 기대감은 초조함으로 변하고 있다. 자칫하면 420억 달러 규모의 페트로브라스 프로젝트가 좌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조선업체 관계자는 "4월에 투자설명단이 방한했을 때는 이르면 6월에 발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국내 조선업체들이 애드벌룬을 너무 일찍 띄운 것 같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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